[SOH] 홍콩 국제공항에서 13일(현지시간) 범죄인 인도법안 반대와 관련해 대규모 시위가 발생한 가운데, 중국 당국의 공안경찰로 보이는 본토 출신자 1명이 시위자로 위장 잠입한 것으로 밝혀졌다.
다수의 홍콩 매체들에 따르면 홍콩 경찰 당국은 이날 오후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시위자를 색출하기 위해 시위 현장에 위장 경찰을 투입했다고 인정했다. 홍콩 경찰이 시위대에 위장 잠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11일 홍콩 방송사 ‘무선전시(無線電視·TVB)’는 코즈웨이 베이에서 일어난 시위에서 시위자로 위장한 사복 경찰들이 시위자를 체포하는 모습을 보도했다.
당시 보도로 시민들은 크게 분노했고, 13일, 홍콩 국제공항 시위에서 시위자와 시민들은 경찰의 위장 잠입에 대한 경계를 강화했다.
홍콩 빈과일보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시위자들은 공항에서 중국 본토 출신으로 보이고, 거동이 중국 공안경찰로 의심되는 다수를 주의깊게 관찰하고 있었다.
밤 7시경, 시위자들은 그 중 한 남성을 둘러싸고 중국 경찰인지를 여부를 확인하려 했고 그 과정에서 물리적 마찰이 발생했다. 당시 이 남성의 가방이 바닥에 떨어지면서 중국 신분증과 각목 등을 발견됐다.
인터넷을 통해 검색한 결과, 이 남성의 이름이 광둥성 선전시 경찰 당국의 경찰관 1명과 일치했다. 또한 검색 결과에서 광둥성 내 경찰 중에는 동명이인이 없었기 때문에 이 남성이 선전시 경찰일 가능성이 높아지자 시위자들의 분노는 급속히 커졌다.
이 남성은 시위대에게 자신은 홍콩에서 취업했고 친구를 배웅하기 위해 공항에 왔다고 설명했지만, 시위자들은 그의 말을 믿지 않고 남성의 양손을 끈으로 묶었다.
밤 8시경, 구급대원이 몸 상태가 나빠진 남성을 의료기관에 이송하려고 했지만 시민들은 이를 저지했다. 그로부터 50분 후 100여명의 홍콩 경찰부대가 공항으로 몰려와 시위대에게 남성을 인계할 것을 끈질기게 요구했고 시위대는 결국 이 남성을 내주었다.
홍콩 매체에 따르면, 당시까지 정신을 잃은 것처럼 눈을 감고 있던 이 남성은 구급차로 옮겨진 순간 바로 눈을 떴다.
홍콩 네티즌은 중국 당국이 “시위자들에게 함정을 판 후 사복 경찰을 시위에 투입한 것이 아닐까. 무력을 동원하기 위해 우리를 함정에 빠뜨리려 한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김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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