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 당국은 최근 인터넷 감시와 검열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영국 BBC 기자는 최근 당국의 인터넷 검열로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WeChat, 微信)에서 계정이 차단된 후 해제될 때까지의 ‘섬뜩한’ 경험을 소개했다.
BBC 베이징 지국의 스티븐 맥도넬(Stephen McDonell) 기자가 7일에 밝힌 데 따르면, 그는 지난 4일 밤 홍콩에서 개최된 톈안먼 사건 30주년 기념행사를 취재하고 관련 사진을 위챗에 게시했다.
이 게시물에 대해 맥도넬 기자의 중국인 지인들은 “왜 그렇게 많은 사람이 모였는지, 무슨 행사인지 등을 물었다. 맥도넬은 이 지인들이 홍콩의 상황을 전혀 모른다는 것을 깨닫고 이들에게 관련 정보를 알려주었다. 하지만 그는 그 후 자신의 계정이 차단된 것을 알게 됐다.
맥도넬 기자가 위챗 계정을 다시 로그인을 시도했을 때, “이 계정은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린 것으로 의심돼 일시적으로 차단되었다”는 메시지가 나왔다.
맥도넬은 톈안먼 사건 기념행사 관련 사진을 게시한 것이 원인임을 즉시 깨달았다. 중국 내에서는 사진만 게시해도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리고 있는’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다음날 기자는 당국에 벌금을 낸 후 재로그인을 허용 받았다. 그러나 차단을 해제하고 재로그인을 시도하자 ‘악의적인 소문을 퍼뜨린 것을 인정하라’는 필수 동의 항목이 나왔다.
기자는 “재로그인을 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이 이 필수 항목에 동의를 해야만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 항목에 부득이하게 동의한 후에도 얼굴 인증과 이용자 목소리를 인식하는 ‘성문 인증’을 요구받았고, 이러한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계정을 다시 이용할 수 있었다.
맥도넬 기자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중국 내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대부분 사용하고 있는 위챗을 통해 각 사용자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면밀히 감시하고 있다. 위챗 측은 외국인을 포함한 국내에 있는 모든 사람의 상세 정보를 중국 당국에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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