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자유와 민주를 호소한 학생과 시민들이 중국 공산당 정부에 의해 무력으로 진압되었던 6.4 톈안먼 사건이 발생한 지 30년이 흘렀다. 당시 상황을 촬영했던 한 외신 기자가 그동안 미공개 했던 해당 영상을 13분짜리 다큐멘터리로 만들어 공개했다. 당시 이 기자는 애국심과 정의감으로 서로 단결하는 중국 젊은이들의 정열을 근거리에서 카메라에 담았다.
미국 NBC 방송의 아서 켄트 기자가 촬영한 영상은 1989년 6월 4일 오전 3시 인민군의 총성을 기록했다. 갑작스런 총성에 청년들은 동요하는 모습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동료들을 서로 돕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총탄을 맞은 청년을 치료하거나 확성기로 냉정함을 유지할 것을 호소하는 목소리, ‘투항’한 인민군 병사에 대한 비폭력을 호소하는 모습도 담겨 있다.
켄트 기자는 “당시 나는 장안 거리(톈안먼 광장으로 통하는 베이징의 주 도로)에 있던 학생에게 ‘장안’의 의미를 물었고 ‘영원한 평화’라는 대답을 들었다. 그 학생은 진심으로 나라를 사랑했고, 자신의 나라가 혼란에 빠지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고 회상했다.
2017년말 기밀이 해제된 영국 기밀문서에 따르면, 톈안먼 사건으로 약 1만 명의 중국인이 희생됐다. 하지만 올해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한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방부장은 톈안먼 사건과 관련한 기자의 질문에 당시 정부의 무력 진압은 “정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중국 공산당 정부는 톈안먼 사건을 ‘반혁명 폭란(暴亂)’으로 규정했고 이러한 태도는 현재까지도 변함이 없다.
동영상에서 보이는 ‘민중의 영웅’ 동상 아래에 앉는 젊은 남녀는 무사한 것으로 확인됏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이 남성은 홍콩중문대학 학생이던 케네스 램씨로 톈안먼 광장에서 학생 활동과 단식 투쟁에 참여하고 있었다. 그는 현재 홍콩에서 변호사로 활동하고 있고 톈안먼 사건 추도 집회에 참여하고 있다. 여성은 당시 베이징에서 공부하던 학생으로 홍콩에서 톈안먼 운동에서 시위자를 지원하는 운동을 했으며, 현재는 미국에 살고 있다고 한다.
켄트 기자는 홍콩 자유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영상에서 당시 시위자들이 무엇을 품고 있었는지 생각해주기를 바란다. 인생을 건 열정. 그리고 억압과 처벌이라는 무기로 중무장한 기계가 전 세대의 자유에 대한 희망과 요구를 분쇄한 것을...”이라고 말했다.
켄트 기자는 영국 옵서버, 캐나다 CBC, 미 NBC 등에 해당 영상을 제공했다. / 영상 출처: NTD TV
박정진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