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미국의 정보기술(IT) 업계 직원들이 중국에서 일고 있는 ‘996.ICU 항의운동’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미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에 따르면 마이크로소프트와 깃허브(GitHub·코드 공유 웹사이트), 구글 등 IT 기업의 직원 약 50명은 이날 중국에서 진행 중인 ‘996.ICU 항의운동’을 지지한다는 내용의 공개편지를 올렸다.
이들은 공개편지를 쓴 목적에 대해, 텐센트나 알리바바가 996.ICU 항의운동을 검열하도록 마이크로소프트를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청원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 운동은,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이 지난달 열린 알리바바 내부 행사에서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주6일 근무를 뜻하는 '996' 근무 행태를 적극적으로 옹호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마 회장은 “당신이 젊었을 때 996을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느냐?”, “알리바바와 함께 하려면 당신은 하루에 12시간을 일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리는 하루에 편안하게 8시간을 일하려고 하는 이들은 필요가 없다”고 말해 IT 기업 근무자들의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한 프로그래머는 깃허브에 ‘996.ICU 항의운동’ 페이지를 개설했고, 20만 건이 넘는 ‘별’을 받는 등 큰 호응을 얻었다.
중국의 IT 업체들은 보상 없는 상시적인 연장 근무 관행으로 이미 악명이 높다. ‘996.ICU’라는 신조어는 이 업체들 사이에서 통하는 말로 ‘996 근무제를 따라 일하다가는 병원 중환자실(ICU)로 실려 가기 쉽다’는 뜻에서 지어졌다.
근로자들은 마 회장의 알리바바를 비롯해 화웨이, 텐센트, 바이두, 샤오미, 징둥닷컴 등 중국의 주요 기술기업들을 악명 높은 장시간 근무 관행 기업으로 지목했다.
996.ICU 항의운동은 중국의 열악한 근무환경에 대한 증거를 수집하고, 노동자 권리를 옹호하기 위한 새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를 내주고 있다. 노동법을 어기는 회사는 이 라이선스를 이용해 개발된 어떤 소프트웨어도 이용할 수 없다.
이번 운동 지지자들은 이번 공개편지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나 깃허브가 996.ICU 프로젝트를 깃허브 사이트에서 없애지 말 것을 촉구했다.
박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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