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에서 경기 침체로 인한 실업률 증가가 확산되는 가운데, 이번 설 연휴기간 ‘명품 대여’ 업체가 호황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베이징 청년보(北京青年報)>는 명품 대여 사이트 ‘3C’ 대표 저우샤오둥(周曉東)을 인용해, 명절을 맞아 고향을 찾는 귀성객들의 ‘명품 대여’ 수요가 크게 늘었다면서, 작년 같은 기간보다 최소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보도는 미중 무역전쟁 등으로 중국 내 경기가 계속 침체되면서 명품 구입 수요가 크게 줄고 대신 명품 대여 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다고 밝혔다.
명절을 앞두고 명품 대여 수요가 늘어난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과 친지, 친구 등에게 자신의 ‘건제함’을 명품으로 과시하고 싶은 것이다. 따라서 주머니 사정이 빈약한 도시의 노동자들은 귀성에 앞서 카메라, 가방, 시계, 전자 제품 등 각종 명품을 임대해 자신을 포장(?)하고 있다.
신문은, 명품 임대는 저렴한 가격으로 잠시나마 값비싼 물건의 소유자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서민들 사이에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 회사원 류(劉) 씨는 “명절 때 고향에 가면 가족과 친구들의 모임을 여러 차례 치러야 한다. 그러한 자리에서는 체면 유지를 위해 명품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명품 대여 업체를 통해 시장가격 1만 위안(165만 원)의 가방을 하루 50 위안(8,300원)에 빌렸다”고 만족해했다.
명품 임대 수요가 늘어나자 명품 소유자들이 직접 임대에 나서거나 관련 사이트에 자신의 물건을 올리는 경우도 늘고 있다.
쓰촨성 청두(四川省 成都)에서 일하는 장(張)씨는 현지 신문(四川網)에 1만위안에 구입한 가방을 한 렌탈 사이트(百格包包)에 내놓아 일주일에 100위안(1.6만 원)의 대여료를 챙겼
다.
일각에서는 이런 ‘명품 임대’에 대해 분수에 맞지 않는 허세를 조장한다는 비난이 일고 있지만 다른 한 편에서는 값비싼 상품을 즐길 수 있는 알뜰한 방법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명품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것으로 알려진 중국인들. 중국에서 한 때 호황을 누렸던 명품 산업이 명품 대여 붐으로 바뀐 데 대해 중국의 심각한 경기 침체 상황을 대변하는 신(新)풍속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지난해 GDP는 28년 내 최저 성장 속도인 6.6%로 발표되었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그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조작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중국 인민 대학의 샹쑹줘(向松祚) 교수는 지난해 12월 한 강연에서 GDP는 1.67% 혹은 마이너스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중국 구인 사이트에 따르면 중국 내 각 기업들이 채용 인원을 크게 줄이거나 감원 등의 조치를 내놓으면서 구인 수요가 크게 줄었다. 지난해 11월, 당국은 각 도시에서 일자리를 잃는 농민공 증가에 대책으로 약 740만 명의 지방 출신자들에게 귀향을 지시했다.
중국 내 인력 감원은 민간기업 뿐 아니라 대기업에서도 진행되고 있다. 알리바바 그룹과 화웨이, 샤오미 등 대형 IT 기업도 인력 감축을 계획하고 있어 실업률 상승이 예상된다.
김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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