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OH] 중국이 외국 항공사에 대해 대만을 중국의 일부로 표시하도록 요구한 것에 대해, 주중 미국 대사관과 영사관이 잇따라 중국 SNS에 중국어로 성명서를 발표했다.
인터넷을 엄격하게 검열하는 중국 당국이 이 성명서를 삭제하지는 않았지만, 네티즌들의 댓글과 기사 점유율 등에 대해서는 강하게 규제하자 네티즌들이 불만을 표시했다.
중국 민용 항공국은 지난달 25일, 미국 등 외국 민간 항공사 36개사에 서한을 보내 대만, 홍콩, 마카오가 중국의 일부인 것을 각 사 웹 사이트에 명확히 표시할 것을 요구했고, 이에 불응할 경우 행정처분을 내리겠다고 통지했다.
이에 대해 미국 백악관은 7일, ‘미국 기업과 미 국민에게 중국의 정치적 입장을 강요한다면 중국에 대항할 것’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백악관은 성명에서 중국의 요구에 대해, “조지 오웰적(전체주의적)인 터무니없는 행동이다. 중국 공산당이 자신들의 정치적 견해를 미 국민과 기업에 강요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중국 당국의 자국 인터넷에 대한 횡포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며,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주중 미국 대사관은 이 날, 백악관의 성명서를 중국어로 번역해 ‘웨이보(微博, 중국판 SNS)’ 공식 계정에 게시했다.
이 성명서가 게시된 지 몇 시간 만에 중국 네티즌들은 ‘좋아요’를 2만회 이상 눌렀고, 기사의 전재·공유 횟수도 2만회에 달했으며, 댓글도 약 3만건에 달했다.
이에 대해 인터넷 검열 당국은 일부 공유한 게시물과 댓글 일부를 삭제했다.
많은 웨이보 사용자들은 “왜 대사관 성명서를 삭제하지 않고, 우리의 댓글과 공유만 삭제했냐?”며 불만을 표시했다.
일부 네티즌들은 “지금은 이 게시물은 댓글 쓰기가 제한됐고 공유도 할 수 없다. 이것은 성명서가 지적한 ‘주욲의 인터넷 횡포’를 스스로 입증한 것이 아닌가?”라며 당국의 대응을 비난했다.
한편, 주 청두(成都) 미국 총영사관과 주 광저우 미국 총영사관도 8일, 백악관의 성명서를 각각의 공식 웨이보에 게시했다. 신랑망 역시 네티즌들의 전재와 댓글을 삭제했지만, 총영사관의 게시물은 삭제하지 않았다.
지난 금요일 오전 12시 현재, 미국 대사관의 웨이보 게시물 공유 횟수는 약 990여건, 댓글 수는 2만9천여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주중 미 대사관 홈페이지 캡처)
김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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