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 베이징이 제5호 태풍 '독수리'가 몰고 온 폭우로 140년 만에 최대 강우량을 기록했다. 대표적 관광지인 자금성이 한때 침수가 됐고, 다싱 공항도 물바다가 됐다. 홍수가 발생한 일부 지역에서는 주민 수천 명이 구조를 기다리고 있다.
중국 중앙기상대에 따르면 태풍 독수리는 베이징에 나흘 동안 약 300mm의 비를 몰고 왔다. 특히 서북부 창핑구는 744.8mm가 쏟아져 140년 만에 최대 강우량을 기록했다.
이번 폭우로 베이징에서만 11명이 사망, 13명이 실종됐고, 4만 4천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중국의 대표 관광지인 자금성도 침수됐다. 베이징 중심지에 자리한 자금성은 1406년 명나라 영락제가 베이징으로 천도하며 건설한 황궁으로 중국을 대표하는 문화재다.
지난 1일, 태풍으로 베이징 대부분 지역에 홍수 홍색 경보가 발령되는 등 폭우 피해가 잇따르면서 자금성 내부가 침수로 성인 무릎 깊이까지 물이 차올랐고 교각도 붕괴됐다.
2일 대만 '중앙통신사'는 일명 ‘마르코 폴로 교각’으로 불리는 자금성 내부의 샤오칭허차오 교각 일대가 불어난 물살의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무너져 내렸다고 보도했다.
당시 온라인에서는 관광객들이 무릎까지 차오른 물에 당황하며 급하게 대피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빠르게 공유됐고 문화재 보호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다수 제기됐다.
이에 대해 자금성 측은 “관광객들의 무분별한 쓰레기 투척이 문제가 됐다”고 대응했다. 관광객들이 투척한 각종 쓰레기와 오물 등으로 배수구가 막혀 침수가 발생했다는 것.
한 관계자는 "배수구에서 발견된 쓰레기 중에는 수건과 옷 등 '비문화적인' 물건들이 다수였다”고 강조했다.
베이징 인근 허베이성에서도 물난리가 났다. 줘저우 시에서는 1,800여 명이 아파트에 갇혀 소방 당국에 구조됐고, 곳곳의 지반이 침하돼 싱크홀이 발생했다.
중국 기상대는 3일 오후까지 네이멍구와 헤이룽장성 등에 천둥 번개를 동반한 100~180mm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이연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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