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시진핑 중국 정부가 코로나19에 대해 ‘나홀로 강경 방역’을 고집하는 가운데, 기약없는 봉쇄에 질린 중국인들의 분노가 터졌다.
28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주말 중국에서는 상하이, 베이징, 난징, 우한, 청두, 광저우 등 여러 도시에서 제로 코로나 봉쇄에 반대하는 시위가 속출했다.
이번 시위는 지난 24일 신장위구르자치구의 수도 우루무치의 아파트에서 화재로 10명이 숨진 사고가 발단이 됐지만, 3년에 걸친 고강도 방역에 따른 중국인들의 피로감과 불만 고조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 화재는 우루무치의 한 봉쇄 지역의 고층 아파트에서 발생했으며, 10명이 사망하고 9명이 부상했다.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하자 소셜미디어(SNS)에선 당국의 늑장 진압, 구조 등에 대한 비판과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당국의 봉쇄로 해당 주민들이 외부로 대피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고, 아파트 내의 수많은 차량 주차, 봉쇄용 철제 구조물 등이 신속한 진화를 방해했다는 것이다.
SNS에는 8월 이후 계속되는 우루무치의 장기 봉쇄 상황에 지친 일부 시민들이 우루무치 정부 앞에서 "봉쇄를 해제하라"고 외치며 시위하는 장면을 담은 영상도 유포됐다.
우루무치시 당국은 25일 밤늦게 기자회견을 열어 화재 지역이 코로나19 '저위험 지역'이어서 당시 아파트는 봉쇄되지 않았고, 아파트 앞에 주차된 차량 탓에 소방차의 진입에 어려움이 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성난 민심을 달래지는 못했다.
상하이
상하이 우루무치중루에서는 지난 26일부터 27일 새벽까지 시민 수천 명이 코로나 방역 반대 시위를 벌였다. 이곳은 신장 우루무치를 따서 지은 이름으로 위구르인들이 모여 사는 동네다.
이들은 "우루무치의 봉쇄를 해제하라, 신장의 봉쇄를 해제하라, 중국의 모든 봉쇄를 해제하라, 우리는 건강코드를 원하지 않는다, 우리는 자유를 원한다" 등을 외쳤으며, "중국공산당은 물러나라, 시진핑은 물러나라, 우루무치를 해방하라"는 내용의 구호도 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상하이시 경찰은 100여명이 동원 돼 시위대를 막았고, 최루탄까지 발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이터는 “SNS에 올라온 시위 관련 영상들은 즉시 삭제됐지만, 현지에 마련된 우르무치 화재 희생자 추모소에는 명복을 기원하는 글과 함께 촛불, 헌화 등을 전하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
베이징 칭화대에서는 학생 수백명이 코로나19 봉쇄에 반대하는 시위를 했다.
이 학교에서는 "27일 오전 코로나 봉쇄에 반대하는 내용이 담긴 현수막이 설치됐고, 200~300명 학생들이 모여 “코로나 봉쇄 반대”, “PCR 검사 반데”, “음식을 달라”, “정상적인 삶을 달라”, “민주주의와 법치”, “표현의 자유”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일부 시위자들은 당국의 검열에 항의하는 제스처로 백지를 들기도 했다.
전날 차오양구에서도 일부 아파트 주민들이 당국의 봉쇄 방역에 집단 항의했다.
최근 중국 국무원은 확진자 발생 시, 단지 전체를 봉쇄하는 대신 동이나 건물 단위로 봉쇄하겠다고 밝혔지만, 아파트 측은 단지 전체를 봉쇄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경찰까지 출동했지만 물러서지 않았고, 영하의 추운 날씨에도 약 1시간 동안 봉쇄 해제를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며 격렬히 항의했다.
결국 아파트 주민위원회는 단지 봉쇄를 취소해 주민들을 진정시켰다.
광저우
광저우시에서도 대규모 시위가 발생했다. 참가자들 대부분은 젊은이들로 공원에 모여 "봉쇄는 필요 없다. 자유를 원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당국의 장기 봉쇄 방역을 비판했다.
정부에 대한 중국인들이 집단 반발은 1989년 6·4 톈안먼(天安門) 사태 이후 처음으로, 시진핑의 제로 코로나는 그의 존립을 위협하는 자충수가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구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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