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장기적인 제로 코로나 봉쇄 방역에 지친 중국 남부 주민들이 당국의 검열을 피해 광둥어로 정부를 비판하는 글을 온라인에 올리고 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광둥성 광저우의 일부 주민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최근 시내 일부 지역이 재봉쇄되자 웨이보(중국 SNS)에 광둥어로 당국의 조치에 대한 불만을 터뜨렸다.
이들은 웨이보에 “우리는 4월에 이어 이번 달에도 또 봉쇄됐다”며 "정부는 왜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는가? 우리 집세가 공짜인줄 아는가?"라는 등의 비난을 쏟아냈다. 광저우의 이달 누적 감염자는 약 1만2천 명에 달한다.
이러한 글들은 광둥어로 작성돼 당국의 검열에 쉽게 노출되지 않는다.
미국의 독립 미디어 감시 단체 ‘차이나 디지털 타임스(CDT)’에 따르면, 광둥에서는 지난 9월에도 당국의 코로나19 집단검사 요구를 비판하는 글이 웨이보에 올라왔지만, 광둥어로 작성돼 당국의 검열에 걸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CDT는 "웨이보의 콘텐츠 검열 시스템이 광둥어 철자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 당국을 비판하는 직설적이고 대담한 게시물이 남아있을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만약 만다린어(중국 표준어)로 적혔다면 즉시 차단·삭제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실시간 온라인 검열이 이뤄지기 때문에 정부에 대한 비판 글을 올리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
CNN은 “광둥어는 당국의 검열 프로그램 자동 검색에서도 걸러지지 않는다”며, 때문에 최근 중국에서는 당국을 비판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전했다.
광둥어는 광둥성 방언으로, 남부에서 수천만 명이 사용하고 있지만, 중국 정부가 표준어로 인정하는 만다린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은 광둥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중국에서는 광둥어 외에도 다른 언어나 영어 약어, 이모티콘, 애니메이션 캐릭터 등이 정부를 비판하는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다. / 연합뉴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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