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시진핑 중국공산당 총서기의 장기 집권 여부가 결정되는 제20차 전국대표대회(이하 당 대회) 개최를 목전에 두고 베이징 중심가에 ‘독재자 시진핑을 파면해야 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등장했다.
당국은 즉각 현수막을 철거하고 소셜미디어(SNS) 통제에 나섰지만 관련 사진과 영상은 트위터, 페이스북 등 해외 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대만 ‘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 13일(현짓시간) 오전 베이징 하이뎬구(海淀區)에 있는 고가도로 쓰통차오(四通橋)에 흰색 바탕에 붉은색 글씨로 쓰인 두 장의 현수막이 걸렸다.
이 지역은 베이징대와 칭화대, 인민대 등 중국 주요 대학이 밀집한 곳이다.
현수막에는 ‘PCR 검사 대신 밥을, 봉쇄 대신 자유를’, ‘거짓말 대신 존엄을, 문혁(문화대혁명) 대신 개혁을’, ‘영수 대신 투표를, 노예 대신 공민을’이라는 비판이 적혀 있었다. 다른 현수막에는 수업거부, 업무거부, 파면 독재자 매국노 시진핑"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강력한 방역 정책으로 경제가 침체하고 확진자와 접촉만 해도 격리되는 강압적 ‘제로 코로나’ 정책을 비판하면서 사회 전반에 대한 개혁을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영수 말고 선거권을 요구한다’는 부분은 이번 당대회에서 시진핑이 ‘인민 영수’ 칭호를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부분을 정면으로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당시 고가도로에서는 확성기를 통해 “나는 자유를 원한다, 투표를 원한다, 독재자 시진핑을 타도하자”는 녹음 음성도 흘러나왔으며, 화제로 추정되는 연기도 치솟았다.
현장을 목격한 시민들은 당시 모습을 촬영해 SNS에 올렸지만 당국에 의해 신속하게 삭제됐다. 그러나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해외 SNS를 통해 빠르게 퍼지면서 화제가 됐다.
해당 현장은 출동한 공안과 소방차에 의해 철거 및 진압됐으며, 항의 주도자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현장에서 공안에 체포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건에 대해 중국 당국의 발표나 관영 매체 보도는 나오지 않고 있다.
외신들은 “시진핑의 퇴진 요구는 중국에서 매우 드물며 특히 수도 베이징에는 더욱더 이례적”이라고 짚었다.
중국 당국은 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지난 6월부터 범죄 용의자 140만 명을 체포, 구금하고 택배를 검열하는 등 베이징을 삼엄하게 통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항의가 시진핑의 장기집권 여부가 결정되는 민감한 시기에 나온 데 대해, "강압과 폭정에 대한 인민들의 고통과 인내가 한계에 달했다는 경고"라고 보고 있다.
구본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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