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 지방정부가 시민들의 항의 시위를 막기 위해 코로나19 방역용 ‘스마트폰 건강코드’를 고의로 조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중국 ‘중앙(CC)TV’ 등에 따르면 허난성 정저우 기율·감찰위원회는 전날 "방역 담당 간부 5명이 지역 은행 예금주들의 건강코드를 조작해 관련 관리 규정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정저우시 당위원회 정치법률위원회 부서기 겸 방역 지휘부 사회통제지도부 부장과 사회통제지도부 부부장은 무단으로 건강코드 변경을 결정했고, 건강코드 관리팀장과 데이터개발공사 부사장 등이 지시를 받아 이행했다.
당국은 사회통제지도부 부장에 대해서는 당직 해임과 직위 해제, 부부장은 엄중 경고와 직위 강등, 나머지 3명은 인사고과에 벌점을 부과하는 징계를 내렸다.
이들은 이달 중순경 일부 지역 은행이 예금자들의 예금을 동결하자 예금주들이 항의 시위를 열려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이를 막기 위해 시위 참석자들의 건강코드를 임의로 조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 규모는 정저우 거주자 446명과 기타 지역 거주자 871명 등 총 1317명 이다.
중국 전역에서 사용하는 코로나19 방역 건강코드는 본인의 감염 여부와 감염자와 접촉 여부, 거주지 위치, 이동 경로 등을 바탕으로 한다.
각 성(省)이나 대도시마다 자체 시스템을 가지고 있지만, 공통으로 녹색(안전), 황색(주의), 적색(통제) 코드 3가지로 분류한다.
녹색은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지만, 황색은 이동 최소화와 공공장소 출입 금지 등이 적용되고 적색은 격리 대상이다.
지난 13일을 전후해 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허난성 정저우시에서 갑자기 건강코드가 녹색에서 적색으로 바뀌었다”는 글들이 다수 올라왔다. 이들의 공통점은 부실 지방은행들의 예금주라는 점이었다.
정저우 당국은 처음에는 기술적인 오류라고 밝혔으나 진상 조사 요구가 잇따르자 지난 17일 조사에 나섰다.
지난 4월 정저우에 있는 지방은행 4곳에서는 경영진의 부실과 불법 경영으로 온라인 예금 동결 사태가 벌어져, 돈이 떼일 것을 걱정하는 예금주들의 항의가 잇따랐다.
박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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