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우크라이나에 거주 중인 중국인이 우크라이나를 두둔하고 러시아를 비판하자 ‘국가 반역자’라는 비난이 쏟아졌다.
19일 ‘뉴시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오데사에 거주하는 베이징 출신 프로그래머 왕지셴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첫날인 2월 24일(현지시간) 중국판 틱톡인 더우인에 식료품을 사고 돌아오는 영상을 올렸다. 전쟁이 시작됐지만 일부 식료품점은 영업 중이어서 고기와 과일을 샀다는 내용이었다.
그런데 날이 지날수록 러시아군의 공습은 심해졌고, 그는 더우인에서 러시아군의 침공을 지지하고 찬양하는 중국 동영상들을 보게 됐다.
그는 미국 CNN에 "정말 화가 났다. 다음에는 그들을 위해 영상을 촬영하겠다"며 "실제 전쟁터가 어떤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파괴된 우크라이나의 모습을 담은 왕 씨의 여러 영상은 유튜브와 중국 채팅앱 위챗 등 다수 SNS에서 빠르게 퍼지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의 영상은 친러 정서가 지배적인 중국 SNS에서 희귀한 사례였다.
그의 영상은 중국 관영매체가 우크라이나군이 나치 전술을 이용한다며 허위 정보를 퍼뜨려온 것과도 극명한 대조를 이뤘다.
왕 씨는 영상에서 중국 여권을 들고서 “우크라이나 병사들은 나치가 아니라 IT 프로그래머이고, 서민이며 이발사다”라고 말했다. 이외에도 마오쩌둥(毛澤東)의 말을 인용해 러시아의 침략을 비판하기도 했다.
영상들이 14만 회 이상 조회수를 기록하는 등 관심을 끌기 시작하자 댓글에는 그를 '국가 배신자'라며 비난하는 내용이 이어졌다.
그는 “내가 어떻게 나라를 ‘배신’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매일 (우크라이나의) 도시가 불타고 있고 많은 사람들이 살해당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그의 유튜브 영상들은 중국의 검열을 받아 VPN(가상 사설망)을 제외하고 중국에서 모두 차단됐다.
왕 씨는 자신의 영상이 “위챗에는 80%, 두인에는 20% 정도만 남아 있다”면서, 포스팅을 중단하라는 압박을 계속 받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전쟁이 끝나고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때까지 떠날 생각이 없다”는 입장도 밝혔다.
미국에서 일하던 그는 지난해 12월 오데사로 자리를 옮겨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아왔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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