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대홍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대규모 농작물 피해로 식량난 위기가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7월 28일 ‘와이타임스’에 따르면, 중국의 주요 곡창지대인 중부 허난(河南)성 일대가 기록적인 폭우로 대규모 농작물 피해가 발생하면서 식량생산 차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에도 양쯔강 대홍수로 심각한 식량난을 겪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 등 현지 언론은 전날인 27일 허난성 정부의 발표를 인용해 “26일 정오 현재 이 지역 농작물 피해 면적은 9천721㎢이고, 이 가운데 1천89㎢는 농작물을 전혀 수확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메이신위(梅新育) 상무부 국제무역경제협력연구소 연구원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허난성은 중국 곡물의 약 10%, 여름 곡물의 25% 이상을 생산해 식량 수급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28일, “허난성은 전국 밀 공급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며, 옥수수와 채소, 돼지고기 생산의 10%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밀 생산은 이미 마무리가 되었지만 아직 수확하지 못한 옥수수와 채소는 이번 홍수의 직격탄을 맞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돼지 대량 폐사... 가격 폭등 예상
허난성 홍수는 돼지고기 공급에도 지장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허난성은 중국에서 두 번째로 큰 돼지 생산공급 지역으로, 중국내 돼지고기 생산의 약 10분의 1을 차지한다. 따라서 돼지의 폐사 규모가 커진다면 당장 중국 전체의 돼지고기 가격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로이터통신은 7월 27일, “허난성에서 홍수로 1678개의 축산 농가가 피해를 입었고 100만마리 이상의 가축이 폐사한데다가 전염병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당국은 홍수 이후 고온과 습도가 높아지면서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확산될 수 있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은 2018년 중국에서 처음 발견되어 중국의 돼지 양식 산업에 심각한 타격을 주고 있다.
블룸버그를 비롯한 주요 외신들도 ”허난성은 홍수 피해에 이어 가축 전염병이 유행할 위험도 있어 돼지고기를 비롯한 주요 농축산물 가격이 불안한 흐름을 보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은 전 세계 돼지의 절반을 키우고, 또 전 세계 돼지의 절반 가까이를 소비하는 세계 최대 돼지고기 생산국이자 소비국이다. 2019년 중국의 돼지고기 소비량은 전 세계 소비량(약 1억톤)의 45%인 4487만톤을 차지했다.
그래서 중국에서는 돼지고기 가격이 흔들리면 정권도 흔들린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중국은 돼지고기 가격 파동을 막기 위해 지난해 미국으로부터 2만여 마리의 씨돼지를 수입했다. 이들 돼지를 통해 총 65만여 마리가 공급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허난성 홍수로 현재까지 최소 100만 마리 이상의 돼지가 폐사한 것으로 알려져 사실상 지닌해 씨돼지 수입 효과가 모두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허난성의 대홍수는 지금부터가 진짜 중국에 엄청난 주름살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옥수수를 비롯한 곡물 피해에 돼지고기 파동까지 겹친다면 그 후유증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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