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에서 영국 교육기관이 운영하는 국제학교들이 당국 이데올로기 강화 등 간섭으로 탈중국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7일(현지시간) 영국 ‘더 타임스’에 따르면, 중국에서 영국 교육기관이 운영하는 50개 국제학교가 현지에서의 교육 환경 보장 등의 문제로 타국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당국이 학교 교육 현장에서 공산 이데올로기와 시진핑 사상의 침투를 강화하고 있다는 게 그 이유다.
이들 국제학교는 중국에 있는 외국 국적 학생들을 주요 대상으로 하고 있지만, 시장 경쟁에 따라 중국 국적 학생들도 받아들였다.
때문에 국제학교는 중국 당국의 커리큘럼 규정에 따라 ‘1989년 톈안먼 사건’, ‘파룬궁 문제’, ‘신장 위구르족’ 등 중요 사건들을 가르칠 수 없다.
당국은 또한 15세 이하 중국인 학생들은 외국에서 만든 교재를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중국 교육부는 지난달 4일 새로운 교육 지침을 내렸다. 그 대상자는 중국 국적의 학생들을 수용하는 두 가지 언어를 사용하는 모든 사립학교도 포함된다.
지침은 “시진핑 신시대의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견지하고 당의 교육 방침을 전면 실행해 사회주의에 기반한 학교 운영을 견지할 것”을 강조하는 내용이다.
교육부는 또 같은 달 31일, 초·중학교(어린이집 포함)에 대해 ‘당의 노선과 정책을 위반하는’ 등의 책과 커리큘럼을 학교 내에서 배제하라고 각 지방정부에 지시했다.
당국은 교재 이외의 학생용 도서 구입 조건으로 '시진핑 신시대의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을 선전, 공산주의 혁명이라는 붉은 유전자를 계승하여 민족정신을 확산' 등을 꼽았다.
당국은 이미 지난해 10월 각 지역에서 유사한 지시를 한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당국은 불법 혹은 부적절한 작품을 실은 책을 각 지역의 초·중학교와 도서관 등에서 배제했다. 이는 총 수십만 권에 이른다.
영국의 ‘좋은 학교 안내서(Good Schools Guide)’의 편집자인 줄리엣 페어클로우(Juliet Fairclough)는 중국에 있는 영국 사립학교는 "중국 학교와 같은 커리큘럼만을 구성하기 때문에 이름뿐인 영국 학교가 되었다"고 지적했다.
그에 따르면, 영국 학교들은 학교의 이미지 손상을 우려해 중국에 캠퍼스가 있다는 것을 숨기고 있으며, 일부 학교는 향후 베트남과 이집트 등에 분교 개설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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