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 중남부가 장기간의 집중호우로 홍수피해가 심각한 가운데, 당국이 상황의 심각성을 알리는 영상 게시물에 대한 단속 강화에 나섰다.
23일(현지시간)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중국 충칭시 주민과의 인터뷰를 인용해 이 같이 보도했다.
중국은 우한폐렴(코로나19) 사태에 이어 한 달 이상 계속된 집중호우로 극심한 물난리를 겪고 있다.
‘초대형 물폭탄’이 남부 26개 성·시·자치구를 강타한 데 이어 중부 지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세계 최대 규모인 싼샤댐 붕괴설도 나돌고 있어 중국 사회는 불안으로 뒤숭숭하다.
그러나 당국은 이번 사태에 대해 적극적이고 신속한 대응에 나서지 않고 있어 시민들의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중국 온라인에는 최근 들어 ‘홍수로 범람한 강’이나 ‘가옥이나 건물이 무너지고 떠내려가는’ 모습을 영상들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충칭시의 한 네티즌은 지난 22일, SNS를 통해 치장(綦江)구와 장진(江津)구 각지에서 강이 범람해 주민들의 피해가 늘고 있다고 호소했다.
RFA는 충칭시 주민의 제보를 인용해, 전날 치장(綦江)구와 장진(江津)구 각지에서는 잇따른 강의 범람으로 주민들의 피해가 커지고 있지만, 당국은 구호활동보다 현지 상황 은폐에 더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당국은 홍수 피해 상황 게시자에 대한 체포도 경고하는 등 인터넷 언론 단속 수위를 높이고 있다.
충칭시 수리 당국은 당일 오전, 집중호우로 장강 지류 하류하천인 치장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홍수’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해 현자 네티즌들은 가옥, 건물 등이 급류에 떠내려가는 모습, 거리에서 폭포와 같은 홍수가 일어나 차량과 점포가 처참하게 침수된 모습 등이 담긴 영상 등을 계속 올리고 있다.
RFA의 인터뷰에 응한 치장구 주민 주(朱) 씨는 “충칭시의 이번 홍수는 1940년 이후 최대 규모의 수해지만 정부는 신속한 구호활동에 나서지 않고 있으며, 언론도 보도에 나서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이번 홍수로) 많은 마을이 피해를 입었고 주민들은 당국의 도움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지만 당국은 현지 상황을 은폐하는 데 더 열을 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충칭시 경찰 당국은 홍수피해 상황에 관해 ‘무책임한 정보’를 게시한 사람을 즉시 체포해 엄격하게 처벌하라고 각 부문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충칭시 법학자 쑹젠성(宋建生)은 “당국은 코로나19 사태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홍수피해 상황도 숨기려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각종 천재와 인재에 대한 통제 및 은폐는 중국공산당의 일관된 수법”이며, “그로 인해 중국 인민들은 막대한 피해를 받고 있다”고 비판했다.
쑹 씨는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사태로 정권안정에 이미 위기를 느끼고 있어, 또 다른 부담을 수용할 여력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지도부는 현재 베이징 등에서의 코로나19 ‘2차 감염’ 사태 억제에 집중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수해에 대한 현지 시찰이나 지휘 등에 나설 경황이 없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리커창 총리는 2016년 안후이성과 후베이성에서 홍수가 발생했을 당시, 우한시 칭산(靑山)구로 찾아가 구호활동을 직접 지휘한 바 있다.
하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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