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신종 코로나 발원지로 알려진 중국 후베이성 우한이 감염자 폭증으로 의료진과 시설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가운데, 의심 증상자들이 당국의 거짓말로 이중고를 겪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아사히 신문은 최근 우한 시민들과의 전화 인터뷰를 통해, 시 당국이 경증 의심 환자들을 비의료 시설에 격리 및 방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우한시 당국은 감염자 폭증으로 현지 병원들의 환자 수용이 사실상 마비되자, 경증 의심 환자를 가족으로부터 분리하는 이른바 ‘격리포인트’를 운영하고 있다.
격리포인트로 지정된 장소는 현지의 호텔·학교 등 132곳이다. 당국은 이곳에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이 상주해 있어 환자들이 안심하고 머물 수 있다고 소개한다.
그러나 해당 시설을 이용한 시민들은 “치료는커녕 환자를 방치하는 격리시설에 불과하다. 당국에 속았다”며 울분을 토해내고 있다.
아사히의 전화 인터뷰에 응한 우한 시민 왕원쥔(33)은 자신의 가족이 겪은 격리포인트 실상을 폭로했다.
왕 씨의 아버지 왕샹카이(61)와 숙부 왕샹유(63)는 지난달 인근 병원에서 신종 코로나에 감염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받았지만 병상 부족으로 입원하지 못했다.
왕 씨는 숙부의 상태가 급격히 악화돼 호흡곤란 등을 보이자 거주 지구의 행정 당국을 통해 격리포인트를 이용할 것을 권유받았다.
왕 씨는 “(격리포인트에는)의료 인력이 상주하고 있어서 증상이 악화되면 입원 수속을 해준다”는 당국의 안내를 믿고 해당 시설을 이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왕 씨의 아버지는 격리포인트 투숙 직후 딸에게 전화를 걸어 “이곳은 비즈니스호텔일 뿐이다. 의료진은커녕 마스크는나 산소공급장치, 소독액도 없다. 난방시설도 없고 식사도 차가운 밥 한 덩이뿐이다”라고 호소했다.
왕 씨의 숙부는 격리포인트 투숙 하루 만에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에서 도망쳐 나온 왕 씨의 아버지는 “그곳(격리포인트)에는 환자를 위한 시설이 전혀 없다. 그저 죽음을 기다리는 장소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당국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로 하루에만 100명에 육박하는 환자들이 숨졌고 누적 사망자는 900명을 넘어섰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10일 0시 현재 전국 31개 성에서 신종 코로나 누적 확진자는 4만171명, 사망자는 908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날보다 확진자와 사망자가 각각 3062명, 97명 늘어난 것이다.
이번 사망자는 발병지인 우한을 포함한 후베이성에서만 91명이 나왔다. 나머지는 안후이성 2명, 헤이룽장성, 장시성, 하이난성, 간쑤성 등 각 1명 이다.
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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