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비정상적으로 짧은 중국 내 장기이식 수술 대기 시간에 대해 강제 장기적출 등 불법적인 장기 공급원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최근, 불과 2주 만에 폐 이식을 받은 환자의 사연이 알려져 논란의 또 다른 불씨가 될 것으로 보인다.
중화권 언론 대기원에 따르면 지난 2월 말 베이징에 있는 중일우호(中日友好) 병원에서 백혈병을 앓던 판위저(範裕喆·6)가 폐 이식 수술을 받았다.
폐 이식의 경우 통상적인 대기 시간은 10년 이상으로 알려졌지만 판 군은 입원한 지 불과 2주 만에 두 개의 폐를 이식 받을 수 있었다. 당시 인민일보 등 관영 매체는 판 군의 수술에 대해 “중국 내 최연소 폐 이식 수술 사례”라고 보도했다.
수술은 우시(無錫)시 인민의원 부원장 천징위 (陳静裕) 전국인민대표대회 대표 (국회의원 상당)가 집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천 씨는 당시 베이징 인민대회당 회의에 참석 중이었지만 휴식시간을 이용해 병원으로 달려가 수술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측은 수술이 시작된 지 약 4시간 반 후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밝혔지만 판 군은 3개월 후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사망했다.
중일우호 병원 비뇨기과의 양즈하오(楊志豪) 주임은 웨이보를 통해, “판 군에게 이식된 폐는 12세의 뇌사 아동의 것이었다”고 밝혔다.
중국에서는 정부가 2007년 제정한 장기 이식에 관한 법률에 따라 외국인에 대한 장기 이식은 금지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대사관을 통해 이식 문의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 장기 이식 병원들도 환자들에게 대기 시간을 ‘1~2주 이내 보장’으로 안내하며 이례적인 속도로 이식 수술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중국의 장기 강제적출에 대해 조사를 진행해 온 단체 WOIPFG는 지난해 12월, 상하이, 톈진, 베이징 등의 주요 이식 병원에 대해 실시한 전화 조사결과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앞서 중국 당국은 1984년 10월, 사형수 장기를 이식에 사용하는 것을 허가한 후 국제사회에서 비난이 이어지자, 2015년 사형수 장기 사용을 중단한다고 발표했지만, 현재까지도 중국 전역에서는 평균 6만~9만 건의 장기 이식이 진행되고 있다.
이는 공식 기증 등록자를 크게 상회하는 장기 공급처가 있을 것과 각종 수감기관의 수감자들이 장기 공급원으로 희생되고 있다는 국제적 주장에 힘을 싣고 있다.
김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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