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이 국민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 당국은 현재 사용 중인 안면인식 시스템에 이어 2일 ‘걸음걸이 인증 시스템’을 발표했다. 이 시스템은 보행자의 얼굴이 마스크 착용 등으로 가려져 있더라도 걸음걸이만으로 신원을 파악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물방울 혜안(水滴慧眼)’으로 이름 붙여진 시스템은 중국 관영 첨단기술 연구기관인 중국 과학원의 자동화 연구소 산하 인공지능(AI) 기술기업인 ‘은하 물방울 기술(銀河水滴技術, Watrix)’에 의해 개발됐다.
이 시스템은 걸음걸이 식별, 걸음걸이 검색, 광범위한 추적 등 걸음걸이 정보와 관련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있다. 이 업체는 2015년에, 이미 1만 명 이상에 대한 걸음걸이와 계절마다 각 각도에서 파악한 체형 등의 데이터를 모았다.
은하 물방울의 최고 경영 책임자(CEO) 황융전(黄永禎)은 이 시스템은 대상자가 카메라 앞에서 얼굴을 가리거나 뒷모습만 보이더라도 50미터 내에서 신원을 파악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또 이 시스템은 식별 정밀도가 94%에 달해 기차역과 공항, 박물관, 학교, 관광지, 쇼핑몰, 원자력 발전소 등의 경비 시스템으로 최적이라고 적극 추천했다.
은하 물방울 과학기술은 지난해 10월, 휴대용 보행 분석 및 검색 설비인 ‘물방울신감(水滴神鑒)’을 발표하기도 했다.
중국은 각 도시 곳곳에 설치한 감시 카메라를 통해 국민의 걸음걸이에 관한 정보를 수집해 이미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한 것으로 보인다.
국제 시장 조사회사 IDC는 올해 1월 30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중국 내 공공장소에 설치된 감시 카메라 수가 2022년 27.6억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중국 매체에 따르면 은하 물방울 과학기술의 보행 식별 시스템은 이미 후베이성과 광둥성, 상하이시 등 여러 지역에 도입됐다.
재미 중국인 시사 평론가 정하오창(鄭浩昌)은 “이 시스템에 대해 당국은 이 시스템을 ‘사회 안정 유지’를 이유로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반체제 활동가 등을 색출하는 수단으로 사용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걸음걸이 인증 시스템’ 도입에 대해 “당국은 입법절차 없이 필요에 따라 이러한 시스템을 도입할 수 있다”며, “이러한 감시로 국민들의 개인정보가 심각히 침해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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