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도시 내 상당수 오염된 대지가 충분한 정화과정을 거치지 않은 채 매각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제 환경보호 단체인 그린피스와 중국 난징(南京)대 생태학과는 공동 연구를 통해 이런 사실을 밝혀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7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중국 27개 성(城)·시(市)·자치구 성도의 주요 오염된 대지 174곳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들 대지 가운데 54%는 크로뮴, 비소와 같은 중금속에 오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조사 대상 대지의 23%는 휘발성 유기화합물질에, 17%는 반(半) 휘발성 유기화합물질에 각각 오염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174곳의 대지를 모두 정화하는데 약 775억 위안(약 13조1천억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했다.
특히 연구팀은 대지 매각 수익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도시들이 그렇지 않은 도시들에 비해 토지 정화작업을 서둘러 끝내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즉 대지 매각 수익에 대한 의존도가 낮은 도시들은 오염된 대지의 정화에 평균 235일을 투자하는 반면, 대지 매각 수익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도시들은 이들보다 약 25%(56일) 빨리 정화작업을 끝내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팀은 이처럼 오염지역에서 서둘러 진행되는 도시 재개발 과정이 새로운 입주민들에 대한 2차 대지 오염 위험성을 높이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대지 매각에 대한 재정 의존도가 높은 도시들일수록 가능한 한 빨리 대지를 팔고 정화작업을 빨리 끝내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실제로 2016년 장쑤(江蘇)성 창저우시의 창저우외국어학교의 학생 493명이 집단으로 피부병, 두통을 호소하거나 백혈병 진단을 받는 사건이 발생했다.
역학 조사 결과 이 학교 인근의 옛 화학공장 내 토지와 지하수에 남아 있는 독성 화학물질과 중금속이 원인으로 밝혀졌다. / 연합뉴스
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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