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 베이징시와 산둥성 시민 6명이 국영 자동차업체 ‘1기대중(一汽大衆, FAW-Volkswagen)’이 만든 ‘아우디’를 ‘유해 차량’으로 인터넷에 실명 고발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지난 10일 보도했다. 이들은 1기대중의 아우디를 사용한 후 백혈병에 걸렸다며, 해당 브랜드 제조시 유독 물질이 사용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1기대중은 중국 자동차 제조업체 ‘제일기차(第一汽車)’와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인 ‘폭스바겐’의 합작사로 지린성 창춘시에 본사가 있다.
1기대중은 2010년 SUV 차량인 ‘아우디 Q5’의 제조 판매를 시작했다. 이 차량은 3년 뒤인 2013년부터 중국 언론에서 ‘악취’ 문제와 차량 사용자가 백혈병에 걸렸다는 등으로 논란이 됐다. 일부 방송에서는 이 차량에 방진재로 사용되고 있는 아스팔트 성분이 ‘악취’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논란에 대해 1기대중 측은 2017년 3월에 공식 웹 사이트를 통해 2013~16년까지 제조한 ‘아우디’ 브랜드 차량의 악취 문제를 공식 인정했다.
아스팔트 성분은 벤젠, 벤조피렌 등 발암 물질을 방출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이에 노출될 경우 비염과 피부병, 유산, 태아 장애, 백혈병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산둥성 피해자 중 1명인 린(林) 씨는 RFA와의 인터뷰에서, 웨이신(微信·중국 SNS)을 통한 고발이 큰 반향을 일으켰다고 말했다.
린 씨는 2015년 5월 ‘아우디 A4’를 구입한 후,2018년 1월 급성 골수성 백혈병을 진단받았다. 다른 피해자 5명도 ‘악취가 나는’ 아우디 차를 구입한 후 백혈병에 걸렸다.
그는 또 자신의 지인이 문제의 차량을 해체하자 내부에서 20~30킬로그램의 아스팔트 성분이 나왔다고 밝혔다.
RFA에 따르면, 베이징 시민 톈(田) 씨도 린 씨와 마찬가지로 실명으로 발병 피해를 호소했다. 톈 씨의 남편도 2014년 문제의 아우디 기종을 구입한 뒤 1년 후 백혈병에 걸렸고 40세의 젊은 나이에 사망했다.
톈 씨는 남편이 사망한 후 베이징시 지방법원에 1기대중을 상대로 소송을 냈다. 그러나 1기대중은 국유기업이었기 때문에 톈 씨는 오히려 각종 괴롭힘을 당했다. 언론에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지만 모두 거절당했다.
중국 자동차 업계 관계자인 친(秦) 씨는 RFA에 “국영 자동차 제조업체와 외국자본의 자동차 제조업체의 합작회사가 중국에서 제조하는 차는, 제조원가를 낮추기 위해 엔진 등 주요 부품만 해외에서 수입할 뿐 내장 재료는 국가 안전기준이 없는 열악한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친 씨는 또 “중국 내 모든 자동차 제조업체가 제조비용 절감을 위해 이러한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RFA는 12일, 이번 논란을 촉발한 린 씨 등의 ‘웨이신’ 계정이 당국에 의해 폐쇄됐다고 전했다.
린 씨는 이날 RFA의 인터뷰 요청에 “인터넷에 고발 글을 올린 후 수상한 전화와 스팸 등이 증가했다”며, 거절했다. RFA는 린 씨가 당국의 압력을 받는 것으로 추정했다.
RFA는 중국 인터넷상에는 1기대중의 ‘아우디’ 악취 문제와 관련해, 약 2천명이 다수의 QQ채팅방(중국 인터넷 서비스업체인 텅쉰이 운용하는 메신저 채팅방)을 통해 항의 중이라고 덧붙였다.
김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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