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지난달 29일 인터넷에 게재된 ‘중국 지식인 100명의 개혁개방 40주년에 대한 의견’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 기사는 학자, 변호사, 대학교수 등 중국 지식인 100명이 개혁개방 40주년을 맞아 그에 대한 의견을 인터넷에 발표한 것으로, ‘개혁개방이 일부 사람들의 부정한 축재 수단이 되었다’, ‘언론 자유가 없는 개혁개방은 거짓 개혁이다’는 등의 비판적인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1978년 덩샤오핑의 제창 하에 시장경제를 도입한 ‘개혁개방’ 정책을 내놨다. 2018년은 중국의 개혁개방이 실시된 지 40주년이 되는 해다.
베이징의 시사 평론가 차이선쿤(蔡慎坤)은 이번 기사에서 “개혁개방의 번영과 성과는 전 국민이 누려야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며, 일부 기득권층의 부정축재 수단으로 이용될 뿐 이라고 비판했다.
독립 학자 훙전콰이(洪振快)는 “환권어민(還權於民, 권력을 민중에게 돌려주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개혁”이라고 지적했다. 베이징대 장췐판(張千颿) 교수는 “중국 사회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의 근원은 진정한 선거권이 없는 것에 있다”며, 이것이 없는 한 진정한 개혁은 이뤄질 수 없다고 지적했다.
변호사 우레이(伍雷)는 정부 당국의 사법 비리를 비난했다. 그는 “당국은 일부 누명에 대해 재조사를 통해 명예를 회복하기도 했지만 억울한 죄를 ‘양산’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며, 그런 면에서 중국의 사법개혁은 전혀 성과가 없다고 비판했다.
베이징 이공대 후싱도우(胡星斗) 교수는 “새로운 사상 해방운동이 전개돼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베이징 외국어대의 잔장(展江) 교수는 ‘신문 출판의 자유가 없으면, 다른 자유도 거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둥성의 저널리스트 천바오청(陳寶成) 역시 ‘언론과 사상의 자유가 없으면 개혁개방의 의미가 없다’며 언론 자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베이징의 학자 자오궈쥔(趙國君)은 ‘개혁은 죽었다. 입헌정치 정치를 실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칭화대 쉬장룬(許章潤) 교수는 “중국은 곧 ’대전환‘에 직면할 것”이라며, 그에 따른 사회 변혁은 불가피하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미국의 소리 방송(VOA)>은 지난 1일 중국 인터넷 매체 ‘종람중국(縱覧中國)’을 인용해, 이 같은 지식인 100명의 의견은 최근의 중국 공산당 정권의 압정에 대한 강한 불만을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VOA는 개혁개방에 대한 중국 지식층의 공개적인 비판은 ‘중국의 현실에 대한 인내가 한계에 도달했기 때문’이라며, 이들의 의견에서 중국의 정치, 경제, 문화의 전면적 후퇴를 가져온 중국 공산당 정권에 대해 항쟁하는 지식층의 자세를 간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의 진보 잡지 <베이징의 봄>의 천웨이젠(陳維健) 편집장도 최근 발표한 평론을 통해 중국 공산당의 통치를 비판했다.
천 편집장은 개혁개방 40주년에 해당하는 2018년에 △저소득층 인구 배제, △709 사건으로 구속된 인권 변호사에 대한 탄압 강화, △티베트에 대한 종교·문화 탄압, △신장 위구르 자치구의 강제 수용시설, △기독교회 십자가 철거, △사찰 내 국기 게양, △시진핑의 1인 체제 구축, △유명무실해진 홍콩의 ‘일국양제(一國兩制)’, 대만에 대한 무력통일 천명 등은 진보와 자유를 추구하는 21세기의 흐름에 역행하는 명백한 폭정이라고 꼬집었다.
천 편집장은 또 “중국 공산당은 자국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인들까지 자신들의 지배하에 두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김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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