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이 ‘디지털 빅브라더’ 공정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빅브라더’는 조지 오웰의 소설 <1984년>에 나오는 용어로 정보의 독점과 감시를 통해 사람들을 통제하는 권력을 뜻한다.
8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중국 허난성 정저우시 공안(경찰)은 춘절 특별수송기간인 춘윈(春運·2월1일~3월12일)을 맞아, 범죄자 소탕을 위해 고속철도역에 배치한 공안들에게 안면인식 소프트웨어가 장착된 특수 안경을 지급했다.
이 안경은 부착된 초소형 카메라로 0.1초 당 1만 명의 얼굴을 인식할 수 있다. 인식된 얼굴은 공안 당국의 태블릿 기기로 연결된 후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범인 사진과 대조된다.
이 안경은 5m 거리에서 2, 3초 내에 범죄자를 찾아내기 때문에 곳곳에 설치된 CCTV 카메라 보다 한층 용이하게 범죄자를 찾을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안경을 쓴 공안들이 기차역의 각 입구에서 승객들을 감시하면 지명수배자가 무사히 통과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한 공안은 “이 안경은 공안의 데이터베이스와 연결돼 범인 여부를 곧바로 확인해내기 때문에 직접 다가가서 신분증을 요구하거나 경찰서로 연행하는 기존의 방법을 사용하지 않아 시간과 수고를 많이 덜 수 있다”고 말했다.
공안은 춘제 특별운송기간, 소매치기, 뺑소니, 절도 등 각종 범죄 대응에 이 안경을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저우시 공안 당국은 지난 1일부터 이 안경을 사용해 현재까지 뺑소니 사건과 인신매매 사건에 연루된 수배자 7명과 가짜 신분증을 이용해 고속철 탑승을 시도한 26명을 체포했다.
중국 공안은 ‘안면 인식’ 기능이 부착된 이 안경은 감시카메라(CCTV)가 미치지 않는 곳에서도 감시가 가능해 범죄자 색출을 좀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고 평가했지만, 국제사면위원회(앰네스티인터내셔널) 관계자는 “이 기술은 범죄자 체포뿐 아니라 당국이 반체제 인사와 운동가를 추적하는 데에도 사용할 것이라며, “공안에게 안면인식 안경을 제공하는 것은 결국 중국 시민들에 대한 감시를 한층 강화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BBC와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서방 언론들도 안면 인식 안경을 포함한 첨단화 된 중국의 감시 장비가 소수민족이나 반체제 인사 탄압 등 정치적 목적으로 악용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곽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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