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2월 14일은 연인에게 사랑의 의미로 초콜릿을 선물하는 날인 ‘밸런타인데이’다.
사랑하는 이에 대한 ‘애틋한’ 정을 달콤한 초콜릿에 담아 전하는 풍습이지만, 사회적으로 과소비 문화가 확산되면서, ‘돈이 많이 드는’ 부담스러운 기념일로 여겨지는 경우가 늘고 있다.
중국 왕이망(網易網)에 따르면 ‘칭런제(情人節)’라 불리는 중국의 밸런타인데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칭런제가 다가오면 꽃다발 구매 수요가 급증해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는다.
이번 칭런제를 앞두고 현지 인터넷 쇼핑몰에는 기본 10만원에서 최고 100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꽃다발이 쏟아져 나왔다.
칭런제 당일, 중국 인터넷 쇼핑몰 징둥(京東)에는 중국 내 판매 1위 꽃집 브랜드 R사의 상품인 20cm 원통형 박스에 장미꽃 36송이가 들어간 꽃다발이 99만원(5,999위안)에 판매되기도 했다. 가장 많이 팔린 꽃다발은 30만~50만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꽃다발 가격은 지난해 1분기 기준 중국 32곳 주요 도시 블루칼라 평균 월급(4,500위안)보다 비싸고 화이트칼라 평균 월급(7,018위안)과도 거의 맞먹는 수준이어서, 일부 네티즌들은 과소비를 조장하는 상품과 문화에 대한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서양문화인 칭런제는 중국에서 1990년대 말부터 자리잡기 시작했으며,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연인을 위한 가장 큰 기념일이 됐다.
그밖에 중국에서는 주링허우(九零後, 1990년 이후 태어난 세대) 등 젊은 세대가 즐기는 기념일인 ‘고백데이(5월 20일)’가 있다. 이날의 이름은 520의 중국어 발음인 ‘우얼링’이 사랑한다는 뜻의 ‘워아이니’와 비슷하다는 데서 만들어졌다.
최근 중국에서는 대표 모바일 메신저 위챗(微信·웨이신) 등을 이용해 ‘훙바오(전자페이)’를 선물하는 풍속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지난해 위챗에서는 ‘우얼링(520)’을 겨냥한 0.52위안, 5.20위안, 50.2위안 등 다양한 액수의 훙바오 상품이 많은 인기를 끌어, 연인들의 기념일 선물 트랜드가 꽃이나 각종 선물에서 실속있는 ‘돈’으로 바뀌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모바일 메신저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얼링’ 당일 위챗에서는 520위안짜리 훙바오가 800만여개 거래된 것으로 집계됐다.
권성민 기자 ⓒ SOH 희망지성 국제방송 soundofhop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