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프랑스 신문 ‘르 피가로’의 패트릭 생 폴(Patrick Saint-Paul) 베이징 주재 기자는 열악한 환경 속 생활을 강요당하고 있는 중국 농민공의 슬픈 실태를 소개한 책 ‘지하 금지구역에 사는 중국의 쥐족 (Le peuple des rats Dans les sous-sols interdits de la Chine)을 지난달 출간했습니다. 그에 따르면 베이징 시내의 아파트 지하에서는 약 100만명 이상의 농민공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2년 간 이들의 생활 실태를 조사한 생 폴 기자는 책에서, 농민공들이 중국의 경제 성장과 발전에 크게 공헌하고 있음에도 마치 쥐처럼 생활하고 있는 그들의 열악한 생활환경을 폭로했습니다.
생 폴 기자는 이번 출간에 대해 자신이 프랑스 국제 뉴스채널 ‘프랑스 24’의 베이징 주재 기자로 활동하는 동안 베이징에 많은 농민공들이 아파트 지하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다른 언론의 보도를 접하고, 혹시 자신이 사는 아파트의 지하에도 그러한 농민공들이 사는지에 대해 알아 본 것이 계기가 됐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인터뷰에서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지하 1, 2층 주차장에 가보니 100명 이상의 농민공들이 생활하고 있었다. 한 공간에 약 30명 정도씩 함께 생활하고 있었는데, 그곳은 창문도 조명도 없었고, 수도나 난방기구도 없는 매우 열악한 장소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 “같은 아파트에 살고 있던 다른 프랑스인과 외국인들에게 물어 보니, 모두 지하 주차장에 사람이 살고 있다는 것을 전혀 몰랐다고 대답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생 폴 기자는 “농민공을 어떻게 설득해서 취재에 성공했는가? 농민공에게는 (해외 언론의 취재를 받았다는 사실이 중국 정부에 알려지면) 매우 위험한 일이다”라는 질문에 “아파트 곳곳에 감시 카메라가 설치되어 있기 때문에, 이들이 나와 대화하는 것을 아파트 관리소 측이 알게 되면 곧바로 내쫓길 위험이 있다. 그래서 그들의 방을 직접 찾아가 내부에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도록 설득했다”고 답했습니다.
그는 또 “조사과정에서 친해진 한 농민공에게 그들의 상황에 관한 책을 쓸 생각임을 밝히자 상대방은 다른 농민공들을 소개해주는 등 지지와 도움을 줬다”고 말했습니다.
생 폴 기자는 조사를 위해 일부 농민공의 고향을 방문하기도 했는데, 그곳에서 ‘유수아동’ 문제가 매우 심각한 것을 알게 됐습니다. 그는 책에서 “중국에는 약 6100만명의 ‘유수아동’이 있는데, 대부분 부모가 돈벌이를 위해 대도시에 나가 있어 보살핌과 사랑을 받지 못한다. 많은 아이들이 폭력과 자살 등 사회문제에 휘말리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농민공의 자녀는 호적관계로 도시지역의 학교에 갈 수 없기 때문에, 대부분 농촌지역에서만 지냅니다. 이들은 1년에 단지 한 두번 정도만 부모와 만날 수 있습니다.
이번에 발간된 책에서는 부모가 모두 외지에 나간 한 소년의 경우가 소개됐습니다. 소년의 부모는 돈을 벌기 위해 도시로 나갔지만 수 년간 집에 가지 않았습니다. 학교에서 성적 통지서 설명이나 학부모 모임에 부모가 참석하지 않은 유일한 학생이었던 그는 어느 날 성적 통지서를 받은 후 조부모 집 화장실에서 목을 매 자살했습니다.
생 폴 기자는 “중국에는 4억 명의 농민공이 있는데, 이 소년과 같은 비극이 현재에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하지만 이보다 더 비극적인 것은 중국 공산당 체제하에서 누구도 이러한 사건에 관심을 갖고 상황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없는 것”이라고 개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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