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군 간부 여러 명이 민간인 사채업자에게 돈을 빌리면서 3급 군사비밀인 암구호(暗口號)를 유출한 정황이 드러나 군과 검경 수사기관이 지난 5월부터 수사를 진행 중이다.
국내 보도에 따르면 전북경찰청과 전주지검, 군 사정당국 등은 복수의 20·30대 군 간부가 사채업자에게 암구호를 누설한 사실을 확인하고 군사기밀보호법(군기법) 위반 혐의로 수사하고 있다.
충청도 지역 모 부대 등에 근무하는 이들은 올해 초 가상화폐 거래를 위해 사채업자들에게 돈을 빌리면서 동산이나 부동산과 같은 담보 대신 암구호를 공유한 것으로 파악됐다.
어느 쪽이 담보 성격으로 암구호 공유를 먼저 제안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사채업자들이 암구호를 이용해 군부대에 출입한 정황도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군과 검경은 사채업자들이 암구호를 입수한 동기가 미심쩍다고 판단, 민간인의 군부대 출입 가능성에 대해서도 살펴보고 있다.
군 주변에선 전·현직 간부와 사채업자들이 사건에 연루됐다는 얘기가 돌고 있어, 이번 사건이 조직직으로 이뤄졌거나 일회성이 아닐 가능성을 의심케 한다.
이번 사건은 올 초 가상화폐 거래를 위해 돈을 빌리면서 암구호를 누설한 한 장교의 군기법 위반 사건 이후 수사가 확대되면서 시작됐다.
암구호는 적과 아군을 구분하기 위해 사전에 약속된 특정 단어를 질문과 대답 형식으로 주고받는 피아 식별 암호다. 국방보안업무훈령에 따라 3급 비밀로 규정된 군사기밀로, 단어 형식으로 매일 변경되고, 전화로도 전파할 수 없다.
군은 훈련병 시절부터 암구호의 중요성을 교육하고, 비밀로 관리하며 수시로 바꾼다. 유사시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보안 중의 보안이 군인들의 빚 담보로 전락한 현실은 매우 충격적이 아닐 수 없다.
얼마 전에는 국군정보사령부 소속 군무원이 북한 관련 첩보 업무에 종사하는 블랙요원의 신분 등 개인정보를 중국인에게 넘긴 사실이 드러나기도 해 군 기강이 얼마나 무너졌는지 실감케 한다.
이번 사건에 대해 전북경찰청 관계자는 "최근 사건을 송치해서 검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 밖에 다른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전주지검 관계자 역시 "기소 전까지는 피의사실 공표 문제가 있으므로, 사건과 관련된 어떠한 내용도 외부에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했다.
보안이 생명인 군 기강이 이토록 엉망인 것은 기가막힐 노릇이다. 사법당국은 사건 관련자를 빠짐없이 색출, 원칙적인 법 적용을 통해 철저히 바로잡아야 한다.
이번 최근 군에선 국가안보와 내부 기강을 위협하는 사건이 잇따르고 있다.
△정보사 간부가 동료 블랙요원들의 신상정보를 중국에 넘기며 흥정하는 ‘정보 장사’를 해 대북 첩보망을 위기에 빠뜨렸고, △병사들이 카카오톡 단체방에 암구호를 공유하거나 외부의 장난 전화에 암구호가 유출돼 줄줄이 징계를 받았다.
△또 다른 기밀 유출 사건과 관련해선 정보사 여단장이 상사인 사령관에게 대들며 둘이 맞고소하는 사건이 있었고, △한·미 연합훈련 기간 중 부대에서 술판이 벌어지기도 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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