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삼성전자가 수조원을 투입해 독자개발한 국가 핵심 반도체 기술을 빼돌려 중국에서 합작회사를 세운 전직 임원이 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국내 보도에 따르면 지난 10일 서울경찰청 산업기술안보수사대는 중국 반도체 제조업체 청두가오전자(CHJS) 대표 최모(66)씨와 공정설계실장 오모(60)씨를 산업안전기술법 위반과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법 위반 혐의, 업무상 배임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 임원을 지낸 최씨는 20나노급 D램 반도체 제조를 목표로 삼성전자가 독자개발한 공정단계별 핵심기술을 빼돌려 2022년 4월 실제 반도체로서 기능을 측정하는 기초 개발제품 생산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중국 정부로부터 약 4600억 원의 자금을 지원받아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 삼성전자 D램 수석연구원 출신 오씨 등 국내 반도체 전문 인재들을 대거 영입했다.
이들은 삼성전자의 20나노급 D램 기술을 기반으로 빠르게 반도체 복제를 추진했다. 이들 일당은 기술 유출을 통해 단 1년 만에 웨이퍼 시제품을 제작하는 데 성공했다.
오씨는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의 핵심기술을 유출해 청두가오전으로 이직, 공정설계실장으로 일하며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유출된 기술은 반도체 공정의 순서와 각 공정의 주요 조건을 정리한 PRP(반도체 공정 종합 절차서), 수율·신뢰성·품질 등 반도체를 구성하는 요소들의 목표 스펙인 MTS(최종 목표 규격) 등 이다.
CHJS는 지난해 6월경 20나노급 D램 개발에 성공한 뒤 양산을 위해 수율을 높여가는 단계였으나, 이번 수사로 공장 운영이 중단됐다. 유출 기술로 인한 실질적 수익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에 따르면 삼성전자 18나노급 공정 개발비용은 약 2조3000억원, 20나노급 공정 개발 비용은 약 2조원에 달하는 등 피해기술의 경제적 가치는 약 4조3000억원에 이른다.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 CHJS으로 이직한 임직원들도 추가로 입건해 관련 혐의에 대한 수사를 진행 중이다.
또 국내 핵심 기술인력이 해외로 이직하는 과정에서 기술 유출을 위한 불법 인력 송출이 있었는지 등도 함께 조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입건된 인원은 30여명에 달한다.
삼성전자는 20나노급 D램 개발을 위해 연구원 최소 1000명 이상을 투입했다. 이전 세대 D램 개발 경험이 있는 반도체 제조회사들도 일반적으로 새로운 세대의 D램 반도체 개발에는 최소 4~5년이 소요되는 것이 통상적이다.
하지만 CHJS는 이러한 연구개발 과정 없이 삼성전자의 수십년간 노하우를 부당하게 취득, 시범 웨이퍼 생산 수준까지 진입했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기술 유출을 넘어 국가 산업 전반에 심각한 타격을 입힐 수 있는 사건으로 평가된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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