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최근 인천 대단지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원인이 확인되면서 ‘중국산 저품질 배터리’에 대한 안전성이 재조명되고 있다.
해당 차량에는 중국 전기차 배터리 업체 ‘파라시스 에너지(Farasis Energy·이하 파라시스)’ 제품이 탑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파라시스 배터리는 중국 내에서 화재 위험으로 리콜된 경력이 있다.
국토교통부 등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인천 서구 청라국제도시 아파트 지하 1층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벤츠 준대형 전기 세단 EQE에는 파라시스의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 셀이 탑재됐다.
이번 화재는 해당 차량이 사흘 가까이 주차돼 있던 상태에서 갑자기 폭발하면서 발생했다. 경찰의 CCTV 영상 분석에 따르면 해당 차량은 충전 중이 아니었으며 외부적인 충격도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 중국산 포비아... 안전성 재조명
이런 가운데 일각에선 중국 배터리의 고질적인 안정성 논란이 불거진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이 배터리 저가 가격을 무기로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고 있지만, 대규모 투자와 장기간 연구개발(R&D)이 필요한 기술력과 품질에 있어 여전히 의문이 따르기 때문이다.
파라시스는 지난 2019년 NCM 811 배터리를 개발해 벤츠 등 다수 OEM 차량에 공급했지만 해당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에서 다수 화재가 발생하면서 기술력 문제가 제기됐다.
배터리 업계의 한 관계자는 "파라시스는 하이니켈 배터리가 아닌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바탕으로 성장해왔다 "며 "중국 업체들의 경우 국내 업체보다 배터리 품질 평가 기준이 느슨하기 때문에 품질 관리 역량에 있어 차이가 크고, OEM에 제출하는 테스트 결과에 대한 신빙성도 떨어진다는 평가가 있다"고 지적했다.
파라시스는 중국 내에서 리콜된 경력도 있다. 중국 베이징자동차그룹(BAIC)은 지난 2021년 3월 ‘화재 발생 위험’을 이유로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 3만여 대를 리콜 조치했다. 이에 대해 파라시스는 결함을 인정하고 리콜 비용을 모두 부담했다.
이번 차량 폭발로 해당 아파트 입주민들은 날벼락을 맞은 상황이다, 영유아를 포함한 20여명이 연기를 흡입해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차량 72대가 불에 탔고 70여대가 그을리는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또 지하주차장 내부 열기로 인해 건물 수도배관과 전기배선이 녹으면서 단전·단수로 이어져 420여명이 임시 주거시설에서 머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