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네이버에서 댓글 공작 활동 중이던 중국 의심 계정들이 자취를 감추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움직임은 지난달 22일 ‘네이버에서 활동하는 중국 댓글부대’에 대한 국내 언론보도가 나온 뒤부터다.
윤민우 가천대 교수 연구팀은 당시 "2023년 9~11월 사이 50여 개 계정이 네이버 뉴스 댓글에서 중국 우월주의나 한국 비하, 국내 갈등 조장 댓글을 3만 개 이상 달았다"는 연구 결과를 공개했다. 이들 계정은 지난해 네이버 뉴스 섹션에서만 12만 개 이상의 댓글을 쓴 것으로 유추된다.
그러나 네이버는 "모두 한국인 계정으로 파악됐다"며 중국인들이 도용했을 소지는 없다고 밝혔다.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도용 탐지 프로그램상, 해당 계정들의 활동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확인했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댓글 정책상 하나의 계정에서 하루 20건 이상 댓글을 작성할 수 없기 때문에 '조직적 활동'도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윤 교수 연구팀은 "단순 IP 또는 계정 추적이 아닌 작성 글의 성격과 빈도수, 연계 방식 등을 빅데이터로 종합 분석해야 판단이 가능하다"며 수긍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윤 교수팀과 연구를 함께 진행한 김은영 가톨릭관동대학교 부교수는 "메타나 마이크로소프트만 보더라도 어떤 계정이 갑자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중국이나 러시아, 혹은 다른 국가와 관련해 잘못된 정보를 반복해 게재하고 공유할 경우에도 '의심 계정'으로 분류해 이를 공지한다"고 지적했다.
이런 지적이 나오자 중국인 계정으로 의심되는 몇몇 계정은 닉네임을 바꾸고 활동을 중단했다. 다른 계정은 작성한 댓글 550여 개를 삭제했다.
연구팀이 이 계정을 중국 댓글부대로 본 근거는 미 국무부의 ‘글로벌관여센터(GEC)’와 유럽연합(EU) 대외관계청(EEAS)이 규정한 '중국공산당(중공)의 영향력 공작 계정 특징'이다.
이에 따르면 △중공은 해외에서 댓글 여론조작 등 영향력 공작용 계정 이름을 지을 때 중국 병음 또는 어법을 사용한다. △작성 글 가운데 ‘코로나 19 미국기원설’ 등이 꼭 포함돼 있고, 현지 언어에 대한 맞춤법 오류가 일관되게 반복적으로 나타난다. △댓글에 중국어가 섞인 경우가 있다. 이런 계정들은 SNS 등에서 서로 팔로우 하는 양상이 있어 영향력 확대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특정 계정들이 중국, 지역, 남녀갈등 관련 기사에만 하루 평균 10~15개, 매달 100~500개 댓글을 작성하는 활동 규모와 △오전 6~10시 사이로 집중된 댓글 작성 시간 여기에 '참붕어빵'의 경우 지난해 11월 종교·지역 갈등을 부추기는 댓글을, 12월에는 한국 비하 내용의 댓글만 다는 등 '조직적 업무 분담'을 의심케 하는 활동 정황도 확인됐다.
주재우 경희대 중국어학과 교수는 "네이버가 계정들 모두 한국인 것이라고는 했지만 중국 댓글부대 가능성을 배제하기는 어렵다"며 "네이버 측이 댓글 부대의 실체를 확인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에 넘어간 우리 국민 개인정보를 중공이 악용했을 경우 네이버가 일일이 확인하기도 어려운데다 네이버 서버 일부가 중국에서 운영 중이라는 점도 주 교수는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네이버가 화웨이 장비 수천 대를 구매했다는 사실도 2018년 4월 언론 보도로 드러난 바 있다.
해외 영향력 공작을 연구하는 신소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플랫폼 업체가 이상 계정들의 움직임을 모니터링하고, 학계와도 정보를 공유해야 할 사안으로 보인다"며 "사이버상 자정작용은 정보왜곡 흐름을 추적하고, 지속적으로 발전 양상을 분석·공유하는 데에서 출발한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일보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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