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한국의 최고 대학으로 손꼽히는 서울대가 ‘시진핑 기증도서 자료실’(이하 시진핑 자료실)‘을 8년째 운영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 대학은 시진핑 자료실 외에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 자료실은 물론 동맹국인 미국을 비롯한 어떤 서방 국가 전·현직 국가원수 도서·자료실도 운영한 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사회대 교수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03년 설립된 연세대 김대중 대통령도서관도 신촌 캠퍼스 밖에 자리잡고 있는데, 중국공산당 최고지도자 자료실을 국립 서울대 도서관 안에 둔 것은 누가 봐도 정상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문제의 자료실은 시진핑 총서기가 2014년 7월 4일 강연을 위해 서울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도서 기증을 약속하면서 비롯됐다.
중국 측은 1년 후 주한중국대사관을 통해 1만여 건의 중국 관련 도서 및 영상 자료를 기증했고, 서울대는 2015년 10월 13일 본관 2층 106.9㎡(약 32.3평) 공간에 별도로 자료실을 개설했다.
학교 측은 이 시설의 유지를 위해 지금까지 총 7000여만원의 예산을 투입했다. 그러나 이용률은 매우 저조했다.
‘조선일보’가 입수한 서울대 내부 자료애 따르면, 2015년 10월부터 2020년말까지 5년 3개월(약 1915일)동안 해당 자료실내 대출 횟수는 201회였다. 이는 평균 9.5일에 1건 꼴로 사실상 ‘기능 정지’ 상태였다.
중국 측은 지금까지 7차례에 걸쳐 4000여건의 도서·DVD를 추가 기증했다. 서울대 측은 일부 교수들의 주동으로 2017~2018년 2년 연속 ‘시진핑 방문 기념 세미나’를 열며 중국 측에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측은 이 자료실을 시진핑 개인과 중국 공산당의 ‘성지(聖地)’로 만들어 가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싱하이밍(邢海明) 현 주한대사를 포함해 새로 한국에 부임하는 중국 외교관들은 이 자료실을 ‘필수 코스’로 방문한다.
시진핑 자료실은 2020년 6월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 접견을 계기로 존폐 논란이 일었지만 학교 측은 한·중 외교 문제로 비화(飛火)할 것을 우려해 ‘현상 유지’를 결정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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