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미국이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관세를 25%에서 50%로 인상하면서 한국 철강업계에 비상등이 켜졌다. 미국은 3월 12일(이하 현지시간)부터 철강·알루미늄에 25% 품목별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지난 4일부터 관세율을 50%로 인상해 관세율이 약 석 달 만에 두 배로 높아졌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3일 미국으로 수입되는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50%로 두 배 인상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조치는 4일 0시 1분부터 즉시 발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른 상무장관의 조사 결과와 최근 보고서를 이번 조치의 근거로 들며, “미국 산업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밝혔다.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이 국가 안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조사를 검토한 결과 이들 제품의 수입량과 조건이 미국의 국가 안보를 해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인상된 관세는 외국 국가들이 미국 시장에 저가의 과잉생산된 철강 및 알루미늄을 계속 수출해 미국의 해당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하는 것을 더욱 효과적으로 차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악관도 이날 성명을 통해,“외국산 저가 철강·알루미늄의 미국 시장 유입이 자국 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고 있다”며 “인상된 관세가 미국 철강·알루미늄 산업의 건전성과 국가안보 수요를 충족하는 데 필수적”이라는 입장을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US스틸 공장 연설에서 관세 인상을 예고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지난 3월 시행된 철강·알루미늄 25% 관세는 불과 3개월 만에 두 배로 폭등했다.
이번 조처는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과 무역 협상을 진행 중인 모든 국가에 이날까지 최상의 제안을 제시하라는 서한을 보낸 가운데 이뤄졌다.
우리나라의 대미 철강 수출은 이미 고율 관세 부과, 수요 감소 등으로 인해 휘청이는 상황이다. 미국은 한국 철강 수출의 약 13%를 차지하는 최대 시장 중 하나로, 이미 25% 관세로 수출에 타격을 입은 데 이어 관세가 50%로 오르면서 한층 가중된 부담을 지게 됐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주요 철강업체들은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미국 시장 내 현지 생산 확대, 제품 다변화, 비용 절감 등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하지만 미국 시장을 대체할 새로운 수출처를 단기간에 확보하긴 쉽지 않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4월 대미 철강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2% 감소했고 지난달 1~25일 기준 대미 철강 수출액은 2억 2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0.6% 급감했다. 업계는 관세 인상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될 5~6월부터 수출 감소폭이 더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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