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브로드웨이 뮤지컬에서 흑인 여성배우가 예수역으로 발탁돼 논란이다.
19일(이하 현지시각) 영국 ‘텔레그래프’ 등에 따르면, 할리우드 흑인 여배우 신시아 에리보(Cynthia Erivo)가 오는 8월 1~3일 미국 캘리포니아주(州) 할리우드 볼에서 공연되는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Jesus Christ Superstar)’에 예수 역할로 캐스팅됐다.
할리우드 볼은 “에미상, 그래미상, 토니상 수상자이자 오스카상 후보에 세 번 지명된 신시아 에리보가 예수 역으로 캐스팅됐다”며 “팀 라이스의 가사와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음악이 특징인 상징적인 뮤지컬이 올여름 돌아온다”고 소개했다.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는 1971년 브로드웨이에서 처음 막을 올린 작품으로, 유다의 시선을 통해 예수의 십자가형 전 일주일을 재해석한 내용이다.
흑인 여성이 예수를 연기하는 것은 처음이다. 원작이 가진 상징성과 종교적 배경을 감안할 때 이번 캐스팅은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온라인 상에서는 "신성모독이다" "그리스도에 대한 조롱이다" "예수는 흑인도, 여성도 아니다"라는 비판이 이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X에 “다른 종교에 이런 짓을 한다고 상상해 보라”며 흑인 여성 예수를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호주의 정치인 랄프 바베트도 “신성모독이며, 기독교에 대한 직접적인 공격”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가 1971년 초연 이후 인종적으로 다양한 캐스팅을 해 왔다는 점을 강조했다. “백인 남성만 예수 역을 맡아야 한다는 건 고정관념이다”, “요즘 시대에 이게 논란이냐" 등의 주장도 나왔다.
다른 작품에서도 과거 백인이 했던 역할을 비(非)백인이 하는 것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디즈니가 곧 개봉할 ‘백설공주’의 실사 영화 주인공은 어머니가 콜롬비아 출신인 라틴계 여성 레이철 제글러다. 2023년 실사 영화로 개봉한 디즈니의 ‘인어공주’ 주인공 역시 흑인 여성 핼리 베일리였다.
두 작품 모두 원작 캐릭터의 이미지와 상당히 동떨어진 배우를 발탁했다는 평가를 받았고, 적잖은 논란을 초래했다.
이번 캐스팅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으로 공연계에서도 반(反)‘DEI(다양성·공정성·포용성)’ 바람이 불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수자 보호를 위해 도입된 DEI가 “능력주의를 훼손한다”며 연방정부 내 DEI 정책을 모두 폐기하라고 지시했다.
에리보는 2016년 브로드웨이 뮤지컬 ‘컬러 퍼플’로 토니상 여우주연상을 받았으며, 최근 영화 ‘위키드’에서 엘파바 역을 맡았다.
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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