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지난 10년간 전 세계 신흥국과 정치·경제 체제전환 국가에서 민주주의가 후퇴하고 독재가 팽창한 것으로 나타났다.
독일 싱크탱크 베르텔스만 재단은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이같은 내용의 '베르텔스만 혁신지수'(BTI)를 발표하고 "신흥·체제전환 국가에서 민주주의의 질이 꾸준히 악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재단은 미국·서유럽·일본·호주·뉴질랜드 등 서방국과 인구 100만명 이하 군소국을 제외한 신흥국과 정치·경제 체제전환 국가에 속하는 137개국의 민주주의, 시장경제, 거버넌스의 질을 분석해 지수화한 BTI를 발표한다.
BTI에서 각국은 3단계의 민주국가, 2단계의 독재국가로 분류된다. 민주국가는 ‘공고한 민주주의’ ‘결함 있는 민주주의’ ‘큰 결함을 가진 민주주의’로, 독재국가는 ‘온건 독재’와 ‘강경 독재’로 나뉜다.
이와 함께 △선거제도, △삼권분립, △표현의 자유, △결사·집회권, △민권, △지도자의 지배력, △무력 독점의 7가지 항목에 점수(1~10점)를 부과한 후 이중 한 항목이라도 기준에 미달하면 독재정권으로 판단한다.
■ 10년 새 민주 → 독재 체인지 다수
이번 BTI에서는 137개국 중 절반이 넘는 74곳이 독재국가로 분류됐다. 2014년 54개국에서 10년 사이 20개국이 늘어났다. 반면 민주주의 국가는 10년 전 75개국에서 올해 63개국으로 감소했다.
지난 10년간 BTI에서 독재국 증가분은 20개국이지만, 실제로는 24개국이 늘고 4개국이 독재 카테고리에서 빠졌다. 독재 팽창 속도는 남반구와 저위도 국가 중심의 제3세계를 통칭하는 ‘글로벌 사우스(Global South)’에서 유독 빨랐다.
중국과 러시아·북한·벨라루스·이란 등은 '강경 독재' 국가로 지목됐다. 미얀마·시리아·리비아·예멘 등은 민주주의가 '붕괴한 상태'로 평가됐다.
재단은 "137개국 가운데 거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국가에서 조사를 시작한 이래 정치참여 기회가 가장 적었다"며 "방글라데시와 모잠비크, 튀르키예 등에서 권위주의 통치가 민주주의를 지속적으로 잠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규 독재국가는 전체 24개국 중 아프리카가 15개국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아시아 4개국, 중남미 3개국, 유럽과 오세아니아 2개국 순이었다.
2014년까지 큰 결함을 가진 민주국가로 분류됐던 태국, 이집트, 니카라과, 부룬디, 부르키나파소, 과테말라는 10년 만에 강경 독재국가로 전락했다.
튀르키예, 방글라데시, 이라크, 나이지리아, 튀니지, 엘살바도르는 10년 전 민주주의 진영에 있었지만 지금은 온건 독재로 넘어갔다.
독재화는 제3세계를 중심으로 빨라지고 있으며 서유럽에서도 선거 때마다 극우 정당이 약진하고 있어 민주주의 진영의 급속한 약화가 우려된다. 지난 10년간 독재에서 민주국가로 변모한 사례는 말레이시아, 네팔, 스리랑카, 아르메니아 4개국뿐이다.
한국은 '공고한 민주주의' 국가로 분류됐다. 에스토니아(9.52), 대만(9.51), 리투아니아(9.29)가 1∼3위를 차지했고 한국(8.6점)은 10위를 차지했다.
재단은 "발트해 연안 국가들과 대만, 한국, 코스타리카, 칠레, 우루과이는 혁신을 어떻게 성공적으로 조직하는지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베르텔스만 재단은 베르텔스만 재단은 전세계 대학·싱크탱크와 함께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137개 국가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거버넌스의 질을 분석해 2년마다 발표한다. 북미와 유럽 등 선진국은 조사 대상에 포함되지 읺는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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