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미국의 양대 약국 체인 업체인 CVS와 월그린스가 경구용 낙태약을 판매한다고 밝힌 가운데, 친생명 단체들이 강력 반대에 나섰다. 낙태는 미국 사회의 가장 민감한 이슈 중 하나다.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1일(현지시각) CVS와 월그린스는 낙태를 합법화하는 주(州) 내 매장들을 중심으로 이달부터 경구용 낙태약 ‘미페프리스톤’을 판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두 업체는 모두 연방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관련 인증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CVS 측은 “앞으로 수 주 안에 매사추세츠와 로드아일랜드의 모든 약국에서 미페프리스톤을 판매할 계획”이라며 “우리는 관련 법령을 지속해 모니터링하고 있으며, 미페프리스톤이 법적으로 허용되는 모든 주로 (판매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했다.
월그린스도 뉴욕, 펜실베이니아, 매사추세츠, 캘리포니아, 일리노이 등 일부 지역을 시작으로 미페프리스톤 판매를 개시할 것이라고 전했다.
2000년 처음으로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미페프리스톤은 수십 년 동안 자격을 갖춘 의사가 조제해야 했으나, 이제 약국에서 상시 구매가 가능하게 됐다.
FDA는 지난 2000년 미페프리스톤 사용을 허가했고, 지난해에는 소매 약국에서의 판매도 허용했다.
이번 조치에 따라 현재 낙태를 허용하는 주에서는 이미 미페프리스톤을 클리닉을 통해 살 수 있거나 원격의료를 통해 처방받아 우편으로 받을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의사 또는 클리닉에서 해당 약품을 판매하는 CVS와 월그린스의 약국에 처방전을 보내면 환자들은 약국에서 직접 수령할 수 있다.
다만 CVS와 월그린스는 우편 판매는 하지 않는다고 안내했다.
한편 미국은 지난해 경구용 낙태약 판매를 놓고 엇갈린 판결이 나오면서 연방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기다리는 중이다.
지난해 4월 보수 성향의 매슈 캑스머릭 텍사스주 애머릴로 연방법원 판사는 FDA가 2000년 미페프리스톤에 대해 내린 사용 승인 처분을 취소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같은 날 진보 성향 토머스 라이스 워싱턴주 스포캔 연방법원 판사는 “FDA가 미페프리스톤 사용 승인을 변경하지 않아야 한다”며 여성의 낙태권을 인정했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2022년 6월 여성의 낙태를 연방 차원에서 헌법상 권리로 인정한 ‘로 대 웨이드’ 판례를 폐기한 바 있다.
■ 친생명 단체 “태아와 산모에게 끔찍한 피해”
낙태에 반대하는 친생명 단체들은 “태아의 생존에 필요한 호르몬을 빼앗아 장기간 고통스러운 수축을 유발하고 유산에 이르게 한다”며 약국 내 판매를 반대하고 있다.
미국 최대 친생명단체 ‘수잔 B. 앤서니 프로라이프 아메리카’(Susan B. Anthony Pro-Life America)의 정책 이사 케이티 다니엘(Katie Daniel)은 성명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신뢰받는 ‘건강 브랜드’들이 낙태 약을 판매하기로 한 결정은 수치스럽다”며 “태아와 산모에게 미치는 (약물의) 피해는 매우 심각하고 끔찍할 것”이라고 밝혔다.
단체는 “이번 정책은 낙태업계의 탐욕을 위해 미국의 모든 약국과 우체국을 낙태 센터로 바꾸려고 추진하는 바이든 행정부에 의해 가능해졌다“며. ”FDA는 불법적으로 의사의 직접 방문과 같은 기본적인 안전 기준을 철회했을 뿐만 아니라 이런 치명적인 약물이 우편을 통해 발송되는 것을 허용했다”고 성토했다.
낙태 반대 단체인 ‘샬롯 로지에 연구소’(Charlotte Lozier Institute)의 부사장 겸 산부인과 의사 인그리드 스코프(Ingrid Skop) 박사는 “임상교육을 받지 않은 약사가 이런 위험한 약을 판매해선 안 된다”고 우려했다.
스코프 박사는 “FDA와 낙태 옹호자들은 낙태를 추구하는 여성들의 의료 기준을 서서히 낮추는 위험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며 “이것은 의료가 아니라 인간의 생명 파괴를 우선시하는 이념”이라고 비판했다.
‘전미생명권’(National Right to Life)의 캐롤 토비아스 회장도 성명을 통해 “미국에서 가장 큰 두 약국 체인이 낙태약을 파는 것에 매우 실망했다”며 “생명을 해치는 이 약은 이제 환자를 돕기 위해 만들어진 약품과 나란히 진열대를 차지할 것”이라고 토로했다.
한편, 낙태를 찬성하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카말라 해리스 부통령은 CVS와 월그린스가 일부 주에서 낙태 약을 처방전 없이 판매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감사를 표시했다.
바이든은 “(이번 조치는) FDA가 20년 이상 안전하고 효과적인 것으로 승인한 약품(미페프리스톤)에 대한 접근을 보장하는 중요한 이정표”라며 “많은 여성들이 쉽게 낙태약을 손에 쥐게 될 것”이라고 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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