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최근 영국 의회가 ‘종교를 비롯한 주요 교양 방송의 제작과 방영 의무화를 폐지’하는 내용을 담은 미디어 법안을 발의해, 이에 반대하는 청원이 진행되고 있다.
‘기독일보’에 따르면 영국 문화부(Department for Culture, Media & Sport)는 지난해 신규 미디어 법안의 초안(Draft Media Bill, 이하 ‘미디어 법안’)을 마련해 공개했다.
이 법안은 제정된 지 20~30년이 지난 방송 관련 법안들이 급변하는 영국 미디어 시장을 규제·진흥하기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이를 현대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하지만 해당 법안에는 BBC, ITV, 채널4 및 채널5 등의 공영방송사가 종교 프로그램과 같은 ‘핵심 콘텐츠’를 전송해야 하는 의무를 삭제하는 내용이 포함돼 문제가 되고 있다.
법안이 통과될 경우, 공영방송사는 ‘교육, 스포츠, 과학, 종교 및 기타 신념, 사회 문제, 국제적 중요성 등’을 포함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더 이상 시청자에게 제공할 의무가 없게 된다.
방송사들은 인플레이션 등으로 재정난을 호소하는 만큼 이윤이 남지 않는 교양 프로그램 대신 수익 창출에 유리한 시청각 콘텐츠 개발에 주력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종교, 윤리, 도덕에 관한 프로그램 촉진을 위해 설립된 ‘샌드포드 세인트 마틴 트러스트’(Sandford St Martin Trust) 방송은 최근 정부의 미디어 법안이 상원으로 통과되는 시기에 맞춰 #빌리프매터스(# BeliefMatters)라는 청원을 발표하고, 종교 방송에 대한 위협을 막기 위한 서명운동에 나섰다.
이 방송의 애나 맥나미(Anna McNamee) 전무이사는 “최근 전 세계에서 일어난 사건들은 종교적 문해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 준다”며 “현재의 미디어 법안은 이러한 핵심 문화 및 시민 역량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맥나미 이사는 “법안이 현재 형식으로 통과될 경우, 공영 방송사는 더 이상 ‘교육, 스포츠, 과학, 종교 및 기타 신념, 사회 문제, 국제적 중요성이나 관심 사항’을 포함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청자에게 제공할 의무가 없게 된다”며 “무엇이 ‘적절하다’든지 어떤 ‘범위’를 구성하고 있는지에 대한 언급 대신 ‘적절한 장르 범위’만 제공하면 된다”고도 지적했다.
트러스트 방송은 ‘종교를 무시하는 것은 공익 방송의 중심에 큰 구멍을 남기는 것’이라는 입장을 주장해왔다.
맥나미 이사는 “우리처럼 종교적 내용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방송사가 프로그램을 통해 이를 지원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은 어디에나 있음을 믿는다”며 많은 이들이 반대 서명에 적극 참여할 것을 당부했다.
트러스트 방송은 1978년 이래 종교 방송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왔다. 이들은 종교가 정치, 사회 운동 및 문화에 의해 어떻게 형성되고 형성되는지에 대한 더 나은 이해를 촉진하는 핵심 도구로 여기고 있다.
#빌리프매터스 청원은 BBC가 매주 주일 오전 방송되는 신앙 프로그램을 포함해 지역 라디오 방송을 대폭 축소하면서 지속적인 비판을 받는 가운데 나왔다. 청원자들은 미래의 종교 프로그램의 양과 질을 명확히 보호하기 위한 법안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방송심의 기관인 오브컴(Ofcom)에 따르면, 종교미디어센터(Religion Media Center)가 강조한 것처럼 지난 10년 동안 영국의 종교 방송은 급격히 줄었다.
2013년부터 2022년 사이 BBC, 채널4, 채널5 및 ITV에서 방송되는 ‘종교 및 윤리’ 프로그램의 총 방송량은 연간 254시간에서 140시간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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