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운영하는 뇌 뇌신경과학 스타트업 '뉴럴링크(Neuralink)'가 최초로 인간의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했다.
머스크 CEO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SNS 엑스(X·옛 트위터)에 “어제 칩 이식을 받은 환자가 잘 회복하고 있다”며 “뉴런(신경세포)의 신호인 스파이크가 감지되는 등 초기 결과는 양호한 편”이라고 밝혔다.
그는 “뉴럴링크의 첫 번째 제품의 이름은 텔레파시(Telepathy)”라며 “생각만으로 휴대전화나 컴퓨터는 물론 거의 모든 기기를 제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머스크는 환자의 신상을 밝히지 않았지만, 뉴럴링크가 임상을 위해 사지 마비 환자를 모집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중증 지체장애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뉴럴링크의 첫 이식은 지난해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 임상을 승인받은 지 8개월 만이다. 지난해 9월 인간의 뇌에 컴퓨터 칩을 이식하기 위한 임상시험 참가자를 모집하기 시작했다.
뉴럴링크는 신체가 마비된 사람들의 뇌에 마이크로 칩을 이식하고, 그들의 생각을 이용해 몸을 움직일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머스크는 “뉴럴링크의 궁극적인 목표는 AI와의 공생”이라고 했다.
■ 이식 후 안전성...?
이번 이식에 대해 일각에선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개발의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하지만 수술 후 뇌의 안전성 여부 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아 넘어야 할 장벽이 많다는 우려가 나온다.
뇌에 삽입된 전극이 뇌 신경세포를 손상시켜 전극 주변으로 신경세포가 아닌 면역세포가 몰리며 뇌 신호가 갈수록 약해지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뉴럴링크는 동물 실험에서도 안전 문제가 불거진 바 있다. 미국 민주당 의원들은 2018년 이후 원숭이, 돼지 등 실험 동물 1500여 마리가 뉴럴링크의 실험으로 죽었다고 밝혔다.
특히 칩 이식으로 젊고 건강한 원숭이 최소 12마리가 안락사됐다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원숭이의 죽음은 칩 이식과는 상관이 없다”고 해명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뉴럴링크는 미 당국의 몇몇 조사에 직면해 있다.
지난해 11월 미 의회 의원 4명은 머스크가 뉴럴링크에서 개발 중인 뇌 임플란트의 안전성에 관해 투자자들을 속이는 증권 사기를 저질렀는지를 조사해달라고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요청했다.
이달 초 로이터는 이 회사가 위험 물질 이동과 관련해 미국 교통부(DoT) 규정을 위반해 벌금을 부과받았다고 보도했다.
DoT 기록에 따르면 DoT 조사관은 지난해 2월 텍사스·캘리포니아주에 있는 뉴럴링크 시설이 위험 물질 운송업체로 등록하지 않은 것을 발견했다. 가연성 액체 자일렌을 포함해 적절하게 포장되지 않은 유해 폐기물도 나왔다.
자일렌은 두통을 비롯해 현기증, 혼란, 근육 조정 상실과 사망까지 유발할 수 있는 유해 물질로 분류된다.
한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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