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미 식품의약국(FDA)이 미국에서 처음으로 사전 피임약을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도록 승인했다. 지금까지는 응급 사후 피임약만 무처방 구입이 가능했다.
FDA는 13일(현지시간) 보도자료를 통해 ‘미 의약품 제조업체 '페리고'의 '오필(Opill)'에 대해 무처방 판매를 승인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로 미국 여성들은 내년 초부터 연령 제한 없이 편의점, 식료품점, 온라인 매장 등에서 사전 피임약을 손쉽게 구입할 수 있게 된다. 가격은 올가을 발표될 얘정이다.
이번 승인은 지난해 대법원이 연방 차원에서 여성의 낙태권을 인정했던 '로 대 웨이드'의 결정을 뒤집은 뒤 낙태를 금지하는 주(州)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나왔다.
법률 소송이 진행 중인 지역들까지 포함하면 미국 50개 주의 절반인 약 25개 주에서 임신 중단을 제한하는 법이 제정됐다.
이에 따라 원치 않게 임신한 여성들이 다른 주에서 임신중단 수술을 받거나 약을 복용하는 사례가 늘었다.
FDA의 승인에 대해 바이든 행정부의 하비어 베세라 보건복지부 장관은 "미국인들이 필수적인 의료 서비스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있어 중요한 단계"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번 승인이 여성의 건강권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오려면 건강보험 지원 등 제도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내 대부분의 주에서 처방전 없는 사전 피임약은 공공의료보험인 건강보험개혁법(ACA)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
국립가톨릭생명윤리센터 등 임신 중단을 반대하는 일부 단체는 “청소년의 경우 부모의 감독과 의사의 관여가 필요하다”며 처방전 없는 오필 구입에 반대해 왔다.
‘미국의 생명을 위한 학생들’(Students for Life of America )의 회장인 크리스찬 호킨스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FDA의 결정으로 젊은 여성들이 의사를 찾을 필요가 없게 됐다“며 “범죄자들이 성적 학대와 강간 등 범죄를 더 쉽게 은폐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필'은 △불규칙한 출혈과 △두통 △어지러움 등이 부작용으로 보고됐다. FDA는 유방암을 앓고 있거나 진단 이력이 있는 경우에는 복용해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강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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