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미국 기업들이 성소수자(LGBT) 인권의 달(프라이드 먼스·Pride Month)인 6월을 겨냥해 관련 마케팅을 펼쳤다가 소비자들로부터 대대적인 '보이콧 역풍'을 맞았다.
기업들의 과도한 정치적 올바름(PC·인종·젠더 등에 따른 차별적 언어·행동을 고치자는 사회·문화 운동) 마케팅에 대항해 보수 우파 성향의 소비자들이 결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버드라이트, ‘LGBT 마케팅’으로 판매율·주가 추락
1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최대 맥주회사 앤하이저부시(ABI)가 지난 4월 초 자사 맥주 브랜드 '버드라이트' 마케팅에 트랜스젠더를 등장시켜 역풍을 맞았다.
버드라이트는 지난 20여 년간 미국 맥주 시장 1위를 지켜왔지만 이번 홍보로 타격을 받게 됐다. 마케팅 모델은 1,000만 명이 넘는 틱톡 구독자를 가진 트랜스젠더 인플루언서 딜런 멀베이니(26)로 알려졌다.
시장조사 업체 닐슨IQ에 따르면, 이달 3일까지 4주간 버드라이트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4.6% 줄어들어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했다.
버드라이트의 LGBT 마케팅에 보수 진영은 발칵 뒤집혔다. 공화당 정치인과 유명 인사, 매체 등을 중심으로 불매 운동이 일었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선 버드라이트 캔을 총으로 쏘거나 냉장고에서 해당 제품을 치우는 영상 등이 유행했다. "양조장에 폭탄을 설치했다"는 위협을 받기도 했다.
4월 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하면서 ABI는 멀바니 협찬을 주도한 고위 직원 2명을 휴직 처리하고 “분열의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으나, 반발은 진정되지 않았다.
지난달 이 기업의 주가는 17% 이상 폭락했다.
■ 타겟(Target)... 女 수영복 홍보로 시가총액 80조 증발
미국 내 1900여 개 매장이 있는 대형 소매유통업체 ‘타겟(Target)’은 프라이드 먼스를 앞두고 여성 수영복 홍보에 ‘가랑이 추가 커버’란 문구를 넣어 집중포화를 맞았다.
이 문구가 남성 성기가 있는 트랜스젠더 여성도 입을 수 있도록 가랑이 부분을 잘 가리게 만들었다는 의미로 해석되면서, 일부 소비자는 매장에 찾아가 관련 상품을 집어던지며 강력 항의했다. “(매장에) 폭발물을 설치하겠다”는 협박 전화도 이어졌다.
여론이 악화하면서 타겟의 시가총액은 2주 만에 743억 달러(약 98조원)에서 604억 달러(약 80조원)로 급감했다.
이 업체는 결국 지난달 말, 매장 직원 안전 문제 등을 이유로 (논란이 된)일부 제품 판매를 철회키로 했다.
성소수자 단체들은 지난 5일 타겟을 향해 “철수한 상품을 재입고하라”고 촉구했지만 타게은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이 업체는 10년 전부터 프라이드 먼스 상품을 내놓고 있다.
그 밖에 아디다스도 지난달 트랜스젠더 모델이 여성 수영복을 착용한 사진을 올렸다가 보이콧에 휘말렸고, 미 백화점 콜스는 지난달 말 LGBT 로고가 들어간 아동복을 출시해 불매운동의 새 표적이 되기도 했다.
특히 어린이 대상의 제품은 LGBT를 반대하는 학부모까지 불매운동에 동조하게 했다.
지난 2일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새티코이 초등학교에서 프라이드 먼스 행사가 열리자, 일부 엄마들은 ‘우리 아이들을 내버려 둬라’라고 적힌 티셔츠를 입고 시위를 벌였다.
최근엔 미국 레스토랑 체인점 크래커 배럴 올드 컨트리 스토어가 ‘다양성·형평성 캠페인을 내놓아 도마 위에 올랐다.
이 같은 음직임에는 최근 들어 성소수자 차별금지가 정치적 이슈의 대상이 된 측면이 크다.
올 초부터 공화당이 장악한 20여 개 주에선 △성전환 치료 금지 △성정체성에 따른 화장실 사용 금지 △학교 내 성정체성 토론 금지 △성전환 선수들 대회 출전 제한 등 약 500개에 달하는 반(反)트랜스젠더 관련 법안이 쏟아졌다.
공화당 하원의원 마조리 테일러 그린은 “LGBT를 옹호하는 기업은 인구의 절반인 여성을 소외시키고, 1% 미만인 트랜스젠더를 위한 마케팅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연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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