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공산당(중공)의 탄압으로 홍콩에서 톈안먼 민주화 시위 추모 집회가 금지된 가운데, 대만 시민사회가 추모 행사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20일 대만 언론들에 따르면 민간사법개혁기금회, 인권공약시행감독연맹, 화인민주서원협회 등 여러 대만 시민단체는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6·4 톈안먼 민주화 시위 34주년을 맞아 오는 6월 4일 톈안먼 사건 34주년 기념 행사를 개최한다.
장소는 타이베이 중정(中正)구 국립중정기념당(國立中正紀念堂·장제스 기념관) 앞 민주대도(民主大道)이며, 희생자들을 위한 헌화와 64초간의 촛불 추모식 등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 대해 화인민주서원협회 청젠위안 이사장은 “중공은 6·4 사건 이후에도 독재와 탄압을 지속하며 사람들의 기억에서 그에 대한 기억을 지우려해 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번 행사는 민주주의와 자유를 증명하는 중요한 장(場)이자 중공의 ‘기억 지우기’에 맞서는 전쟁“이라고도 했다.
이번 행사에는 국제적 상징성도 담겨 있다. 청 이사장은 “6·4 추모행사 개최는 대만이 민주화 이후 국제사회와 자유세계에 대한 책무를 다한다는 것을 상징하며 이는 단순히 양안이나 중국 국내 문제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행사 장소와 관련해 “중정기념당은 지난날 대만 권위주의의 상징이었지만, 1990년 야생백합 학생운동이 벌어진 역사적 장소로서 대만 민주주의의 랜드마크가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고 말했다.
청 이사장은 내년 치러지는 대만 총통 선거에 대해 “단순한 선거가 아닌 ‘민주주의와 독재의 대결’”이라며 모든 정당의 후보들이 톈안먼 추모 행사에 참석하거나 시위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힐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중공은 1989년 6월 4일 인민해방군을 동원해 베이징 톈안먼 광장에서 민주화를 요구하던 학생과 시민 100만 명을 무력으로 진압해 그 과정에서 최소 수백에서 수천 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에 홍콩에서는 시위 이듬해인 1990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6월 4일 빅토리아 파크에서 톈안먼 시위 희생자를 추모하는 대규모 촛불 집회가 열렸다.
화인민주서원은 2011년 타이베이에서 설립된 비영리조직으로, 왕단(王丹), 왕쥔타오(王軍濤), 타오쥔싱(陶君行) 등 톈안먼 사건 관련자, 홍콩과 대만의 민주화 인사들이 창립을 주도했다.
김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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