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스코틀랜드 정부가 관광 명소 안내 직원들에게, '엄마', '아빠' 등 전통적 성 개념이 내포된 단어 사용을 금지시켜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9월 영국 일간지 '더 선(The Sun)'에 따르면, 애든버러 성을 포함한 수백 개의 명소를 관리 중인 스코틀랜드 역사환경부(HES)는 안내원들에게 '엄마, 아빠' 대신 '보호자', '신사, 숙녀' 대신 '어른', '소년, 소녀' 대신 '친구들', '아들 딸' 대신 '아이들', '가족' 대신 '동반자' 등의 단어를 사용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대해 HES는 ‘엄마·아빠, 아들·딸, 소년·소녀’ 등은 성에 대한 고정 관념을 야기할 수 있고, ‘가족’은) 결손가정을 배려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울러 “모든 개인이 존중받고 있다고 느낄 수 있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도 밝혔다.
이러한 주장은 미국과 유럽 등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LGBT(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트랜스젠더를 통칭) 옹호 조류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스코틀랜드 기독교 연구소의 사이먼 캘버트 부소장은 “남성과 여성을 지칭하는 표현들은 결코 혐오스러운 것이 아니다”라며, 조지 오웰의 1984('빅 브라더'에 의해 통제받는 사회를 그린 소설)를 모방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사이먼 부소장은 “중립적 단어를 널리 사용하는 것과 특정 단어를 강제로 사용하지 못하게 막는 것은 다른 영역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관은 이념적 올바름 내세워 특정 용어를 금지하거나 강요해서는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정계에서도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스코틀랜드 보수당의 레이철 해밀턴 의원은 “해당 지침은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며, 스코틀랜드의 가장 유명한 관광지들을 옥죄는 일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비난에 대해 HES는 “새 지침은 어떤 표현도 금하지 않는다. 더 나은 대안을 제시할 뿐”이라면서도 “관광객의 정체성을 단정 짓는 실수를 피하기 위한 조치”라며 기존의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한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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