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전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식량 가격이 계속 오르는 가운데, 농작물 수확에 치명적인 ‘슈퍼 잡초’가 미국 농업지역에 출현해 비상이 걸렸다.
2일 ‘농민신문’에 따르면, 미국의 주요 농업지역 중 하나인 노스다코타주의 3개 카운티에서 최근 ‘파머아마란스(Palmer Amaranth)’가 다시 발견돼 전문가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파머아마란스는 다수의 주정부에서 유해잡초법 등의 법령에 따라 운송·번식·판매를 금지하고 있는 식물로, 하루에 최대 7.6㎝씩, 최대 3m 길이까지 자랄 수 있을 정도로 번식력이 강하다. 가축이 섭취할 경우에도 유해하다.
이 잡초는 발견 즉시 지상부와 뿌리를 모두 제거해야 하나 이마저도 쉽지 않다. 디니트로아닐린·트리아진·글리포세이트 등 다수 제초제에 저항성을 보이는 데다, 농기계가 이 잡초에 걸려 작동을 멈출 만큼 물리적으로도 강력하기 때문이다.
파머아마란스는 무엇보다 농산물 생산에 큰 위협이다. 인디애나주 퍼듀대학 연구팀에 따르면, 이 잡초가 확산될 경우 대두 수확량은 최대 79%, 옥수수는 최대 91%나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머아마란스는 농민과 목장주 등의 농업 비용 부담 또한 대폭 증가시킨다.
방제 전문가인 노스다코타주립대학교 톰 피터스 교수는 “일반적으로 대두밭의 경우 잡초 처리 비용은 에이커당 26달러 정도 들지만 파머아마란스 발생할 경우 제초 비용은 에이커당 73달러로 약 3배 증가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 슈퍼 잡초는 최근 노스다코타주의 키더·윌리엄스·스타크 카운티에서 발견됐지만 인근 주정부에서도 비상이 걸렸다. 과거 아이오와주 등에서도 발견돼 방제에 큰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
파머아마란스는 멕시코와 미국 남부지역에서 최초로 발견됐으나 점차 미국 남동부와 북부 쪽으로 발견지역이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국립농업환경연구소(NLAE)에 따르면 파머아마란스 등 제초제 내성을 가진 변종 잡초는 기후변화로 인해 북쪽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관계자는 미국 파이낸셜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특히 미국의 경우 기온 상승과 더불어 강우 빈도·강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돼 기존의 고온성 농작물보다 파머아마란스의 생존에 이로운 환경이 조성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미국 농무부(USDA) 자료에 따르면 노스다코타주는 2017년 농산물 수출액이 9위를 기록한 주요 농업지역이다.
권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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