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영국이 리즈 트러스 내각 출범을 계기로 중국 공자학원(孔子學院·Confucius Institute) 퇴출에 나섰다. 공자학원은 ‘중국의 언어·문화 전파’의 탈을 쓰고 공산이데올로기 선전 및 스파이 활동을 하는 기관으로 알려져 있다.
영국 ‘가디언’은 20일(현지시간) “공자학원의 운영권을 대만에게 맡기기 위해 중국어 강사와 중국어 교육에 필요한 재원을 지원받는 방안을 대만 측과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영국의 보수당 정부는 공자학원의 영국 내 운영을 대체로 지지해왔지만 트러스 내각이 출범하면서 전임자인 보리스 존슨 내각보다 중국에 대해 한층 강경한 입장을 취하면서 공자학원의 입지도 흔들리고 있다.
영국 교육 당국은 현재 영국 내 공자학원들의 교육 내용과 방식 등에 대해 엄중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8월 17일 “영국 내 공자학원 30곳은 직원 채용 시 개인의 정치 성향과 출신 배경 등을 조사하고, 채용된 근로자들에 대해선 어떤 상황에서도 시진핑 중공 총서기를 비판하지 못하도록 강제하는 등 중국 국내법을 강요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RFA는 “이런 운영 행태는 영국 교육기관의 학문과 표현의 자유를 위태롭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라고 비판했다.
최근 몇 년 동안 다수의 서방 국가들은 공자학원을 이용한 중공의 침투 수법에 대해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중국 공자학원은 중국어와 문화 전파를 알린다는 명목으로 중공이 만든 교육기관 겸 문화보급 기관이다.
2004년 서울 1호점을 시작으로 2020년 말 162개국에 541개가 설치됐지만 △학문의 자유에 대한 위협 △공산이데올로기 전파 △스파이 활동 거점 등의 정황이 주목받으면서, 2013년 캐나다 맥매스터대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100여 곳의 공자학원이 폐쇄됐다.
2019년에는 벨기에가, 2005년 유럽에서 최초로 공자학원을 열었던 스웨덴이 2020년 4월을 끝으로 모든 공자학원과의 관계를 끊었다.
또한 2020년에는 덴마크, 2021년에 노르웨이, 2022년에는 핀란드가 자국내 공자학원 폐쇄 결정을 내렸다.
미국에서도 120여 개에 달하던 공자학원을 18개 내외로 줄였고, 그것도 금년 중에 폐쇄될 예정이다. 호주에서도 공자학원에 대한 퇴출운동이 거세게 벌어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해 5월 28일자 보도에서 “공자학원은 수년 간 각 대학의 학문의 자유를 심각하게 방해했고, 중공의 민감한 주제들에 대한 논의도 금지시켰다”고 지적했다.
이런 이유로 공자학원은 중공의 ‘대외 선전 플랫폼’이라는 국제적 비난을 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집권 시절인 2020년 미 국무부는 자국 학교에 ‘악의적 영향력을 확대’한다는 이유로 공자학원 미국 센터를 ‘외교사절단(중공 대사관과 같은 공산당의 외교 기관)’으로 지정하는 규제를 가했다. / Whytimes
도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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