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이 캄보디아의 해군 기지 내에 자국 군대를 주둔시킬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6일(이하 현지시간) 복수의 현지 소식통을 인용해 오는 9일 증축 착공식을 앞둔 캄보디아의 레암 해군기지 일부를 중국군이 사용하게 된다”고 보도했다. 착공식엔 주캄보디아 중국 대사가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이것은 아프리카 지부티에 첫 해외 기지를 건설한 이후 전략적 거점으로 삼고 있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첫 해외 기지"라고 지적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레암 해군기지 확장 계획은 2020년에 확정됐으며, 중국은 자국군의 존재를 은폐토록 캄보디아 측에 요구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019년 중국과 캄보디아가 해군기지 건설과 관련해 협약을 체결했다고 보도한 바 있지만, 당시 양국 정부는 이를 부인했다.
WP는 그러나 중국 관리가 이와 관련해 기지의 일부가 중국군에 의해 사용될 것이라는 점을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레암 기지에 대한 외국인의 접근은 엄격히 제한된다.
소식통들은 WP에 “중국군은 레암 기지에 주둔하는 사실을 숨기기 위해 캄보디아군과 유사한 군복을 입거나 사복을 착용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기지 확장 합의 과정에서 캄보디아가 중국으로 지원을 약속받았을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 중국은 올 들어 캄보디아 쌀 수입량을 늘리는 등 재정적 지원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은 2017년 아프리카 지부티에 첫 해외 군사기지를 건설 당시에도 해당 사실을 계속 은폐, 부인한 바 있다.
외신들은 2015년 5월 중국이 아프리카 진출 확대 전략의 일환으로 홍해 입구에 있는 지부티에 군사기지를 건설하기 위해 지부티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결국 그해 11월 관련 계약이 체결됐다는 외신 보도가 나온 후에야 해당 사실을 인정했고 1년 9개월 후인 2017년 8월 군함을 입항시키고 주둔을 기념식을 거행했다.
캄보디아는 그간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위험한 줄타기를 이어왔다.
캄보디아는 지난달 미국에서 열린 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참여한 것을 비롯해 미국의 러시아에 대한 제재에 동참했지만, 지난해 말에는 레암 기지 문제를 놓고 친중국 행보를 우려해 미국으로부터 무기 금수 제재를 받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남중국해 서쪽에 대형 해군 함정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추는 것은 전략적 거점으로 삼고 있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의 야심에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며 이 지역에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려는 목적이라고 내다봤다.
김주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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