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러시아·우크라이나(러·우) 전쟁으로 촉발된 식량 공급 부족 현상으로 ‘자국 우선주의’ 대응을 앞세워 식량 수출 제한에 나선 국가들이 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세계 최대 밀 수출국이다.
29일(이하 현지시간) 미 국제식량정책연구소(IFPRI)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일부 식품의 수출을 금지한 국가는 19개국으로 집계됐다.
인도는 지난 13일 밀 수출을 전격 금지한 데 이어, 24일 올해 설탕 수출량을 총 생산량(3550만t)의 약 28%인 최대 1000만t으로 제한했다.
인도는 세계 2위 밀 생산국이고, 설탕 원료인 사탕수수의 세계 최대 생산국이다.
세계 최대 팜유 수출국인 인도네시아는 지난달 28일부터 자국 내 식용유 가격 급등을 이유로 약 한 달간 팜유 수출을 전격 금지했다가, 국내외 반발에 지난 19일 금지령을 해제했다.
말레이시아는 내달부터 월 360만 마리로 닭고기 수출을 제한할 예정이다.
터키는 3월 초·중순부터 쇠고기, 양고기, 식용유 등의 수출을 제한했다.
알제리와 모로코, 가나, 헝가리, 아제르바이잔 등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식품 수출을 제한한 바 있다.
세계 각국의 이 같은 식량 보호 움직임은 전 세계 밀 수출의 25%를 차지하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밀 수출 제한으로 촉발됐다. 올해 초 t당 280달러 수준이었던 밀은 현재 400달러까지 올랐다.
식량 수출 제한에 나서는 나라들이 늘면서 저소득국, 빈곤층이 많은 아프리카와 중동 저개발 국가의 식량 부족 타격은 계속 커질 전망이다.
이집트에선 이미 빵 값 폭등으로 2011년 ‘아랍의 봄’ 당시와 같은 정세 불안이 초래되고 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은 러·우 전쟁 장기화로 현재까지 81개국에서 4700만 명의 기아인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했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아프리카를 시작으로 올 연말까지 전 세계 50여 국 19억 명이 기아에 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하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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