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아시아권에서 대표적인 친중 국가인 파키스탄에서 지난해에 이어 중국인을 겨냥한 테러가 또다시 발생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간) 오후 2시 30분경 파키스탄 남부 신드주의 카라치대학에서 공자학원 원장과 교사가 탑승한 통근 승합차를 겨냥한 자살 폭탄 테러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로 공자학원 원장과 교사 2명, 파키스탄인 운전사가 사망했으며, 중국인 교사 1명과 파키스탄인 경비원이 다쳤다.
사건 현장 부근에 설치된 CCTV 영상에는 부르카(이슬람 여성 전통 복장)를 착용한 사람이 승합차에 다가간 후 폭발이 발생하는 장면이 담겼다.
파키스탄 분리주의 무장단체인 발루치스탄해방군(BLA)은 "이번 테러를 주도했으며, 공격 수행자는 여성"이라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는 27일 이번 테러를 강렬히 규탄하며 배후 세력에 대한 강한 응징 의사를 밝혔다.
이날 테러가 발생한 카라치 인근 발루치스탄은 분리주의 무장 반군과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의 활동이 활발한 곳이다.
파키스탄은 중국 공산당과 외교·경제 면에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으며, 일대일로(중국의 육·해상 경제영토 확장사업)의 핵심 협력국이기도 하다.
양국은 2013년부터 중국 신장위구르자치주에서 파키스탄 과다르항까지 이어지는 ‘중국·파키스탄 경제회랑’에 도로, 철도, 발전소, 항만시설, 경제특구 등과 연계된 600억달러(약 75조원) 상당의 인프라 건설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파키스탄 내 중국의 활동이 확대되고 대중(對中) 경제 의존도가 높아지면서 이에 불만을 품은 BLA, 파키스탄 탈레반 등의 대중 테러 빈도가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일대일로는 현지 자원을 빼앗기만 할 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중국에 대한 반감을 표출하고 있다.
BLA는 2018년 8월 중국인 건설 기술자가 탑승한 차량을 노린 폭탄 공격을 했고, 그해 11월에는 카라치 소재 중국 영사관을 공격해 파키스탄 경찰 등 4명이 숨졌다.
과다르항 인근에서 2019년과 지난해 발생한 중국인 공격도 이들이 주도했다.
하지만 이번처럼 여성 테러리스트를 투입해 교육 시설인 ‘소프트 타깃’을 공격한 것은 이례적이다.
공자학원은 중국어 교육기관을 표방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는 중국 공산당 통일선전공작부의 주도 하에 각국에서 공산이데올로기 전파 및 침투에 주력하는 공작기관이다.
미국에서는 ‘외국정부대행기관’으로 지정해 정기적으로 활동 내역을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이연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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