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과의 갈등 격화로 미국에서 중국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 대한 호칭이 바뀌고 있는 가운데, 미 의회에서 시 주석을 ‘프레지던트(president)’로 부르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21일(현지시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에 따르면, 공화당 소속 스콧 페리 하원의원은 미 정부의 문서와 회의 등에서 시 주석을 ‘프레지던트’로 부르는 것을 금지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법안에는 “중화인민공화국 원수를 ‘프레지던트’로 부르는 것은 그 나라 국민들이 통치자에게 민주적 방식으로 권한을 부여했다는 잘못된 추정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미국 정부가 중국 공산당 지위에 따라 중국 지도자를 호칭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중국의 최고 지도자인 시진핑은 당·정·군에 걸쳐 중국 공산당 총서기, 국가 주석, 당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이라는 3대 직책을 갖고 있으며, 당이 국가를 이끄는 사회주의 체제의 특성상 중국 내부에서는 일반적으로 당 총서기 지위가 국가주석 지위보다 중요시된다.
이들 직함 중 어느 것도 ‘대통령’으로 번역되진 않지만 서방에서는 그동안 대통령을 시 주석의 호칭으로 사용해왔다.
이번 호칭 변경 법안은 중국과의 갈등 고조로 미 고위 관리들이 중국과 시 주석에 대한 호칭을 바꾸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미중 갈등이 본격화되기 전까지는 시 주석을 ‘주석’으로 불렀으나, 2019년 하반기부터 미중 관계가 급속도로 악화하면서 점차 시 주석을 ‘총서기’로 지칭하기 시작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23일 캘리포니아주 닉슨도서관 연설에서 시 주석에 대해 “시진핑 총서기는 파산한 전체주의 이념의 진정한 신봉자”라 비판했고, 5월 31일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선 “시 총서기는 군사적 능력을 증강하는 데 몰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SCC)도 지난해 11월 발표한 연례 보고서에서 시 주석을 ‘프레지던트’가 아닌 ‘총서기’로 불러야 한다고 규정했다.
프레지던트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투표에 의해 선출된 지도자에게 사용하는 호칭이기에 중국 공산당 내부 권력투쟁의 승자에게 사용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다.
이번 법안과 관련해 로빈 클리블랜드 미·중 경제안보심의위원회(USCC) 위원장은 “시 총서기는 시민사회와 국민의 정치적 지지를 받는 지도자가 아닌 독재정권의 지도자이기 때문에 대통령이라는 호칭은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권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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