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우한폐렴) 팬데믹(전 지구적 대유행)으로 각국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해외에서 가장 많은 확진자와 사망자가 발생한 이탈리아가 국가 전역을 ‘이동 제한 지역(레드존)’으로 지정하는 초강수 대응에 나섰다.
지난달 21일 북부 지역에서 첫 내국인 감염 사례가 확인된 지 채 3주가 안돼 전국을 ‘봉쇄’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에 이른 것이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주세페 콘테 이탈리아 총리는 9일(현지 시각) 현지 텔레비전 방송 연설에서, “(우한폐렴) 감염과 사망 급증으로 10일부터 전국 모든 지역에 이동제한을 시행한다며 “모든 국민은 집에 머물러 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조처는 오는 4월 3일까지 효력을 발휘한다.
이에 따라 약 6천만명의 이탈리아 국민은 업무·건강 등의 이유를 제외하곤 거주 지역에서 어느 곳으로도 이동할 수 없게 됐다.
전국의 모든 문화·공공시설도 폐쇄된다. 음식점 등은 영업을 허용하되 고객 간 최소 1m 이상의 안전거리를 지켜야 한다. 오는 15일까지로 예정된 전국 휴교령도 내달 3일까지로 자동연장됐다.
아울러 이탈리아 프로 축구 리그 세리에A를 비롯한 모든 스포츠 경기도 중단됐다. 한편 세리에A가 중단된 건 2차 세계 대전 이후 처음이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9일 오후 6시 기준 우한폐렴 전국 누적 확진자 수가 9,17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 세계적으로 중국(8만 904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수치다.
누적 사망자는 전날 대비 97명 증가한 463명으로 집계됐다. 이 역시 중국(3,123명)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우한폐렴과 관련해 중국을 비롯한 일부 국가에서 바이러스 발생 및 집단감염 지역을 폐쇄하긴 했지만, 나라 전체를 대상으로 지역 간 이동을 차단하는 봉쇄 조처를 취한 것은 이탈리아가 처음이다.
박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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