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이하 신종 코로나) 확산으로 전 세계가 공포에 빠진 가운데, ‘중국 편들기’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세계보건기구(WHO) 수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청원이 진행되고 있다.
미국에 본부를 둔 청원 전문 웹사이트 ‘체인지닷오아르지(change.org)’에서는 지난달 23일부터 ‘테드로스 마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청원이 시작돼 7일 기준 현재 32만명 이상이 서명했다.
이번 청원은 WHO가 신종 코로나 사태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 선포를 거부하며 중국 편들기에 앞장 서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WHO는 각국에서 감염자가 계속 급증하자 지난달 30일 마지못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포했고, 각국에서는 ‘늑장대응’이란 지적이 이어졌다.
WHO는 전염병 발원지인 우한시와 후베이성 당국이 초기 무사안일한 대처로 사태를 키웠다는 지적에도 중국의 대응을 높이 평가하며 사태를 낙관하는 입장을 보여왔다.
WHO는 PHEIC 선포 당시에도 중국에 대한 교역과 이동 제한은 권고하지 않는다고 밝혀 ‘중국 대변인’이라는 야유를 받기도 했다.
WHO의 노골적인 ‘중국 감싸기’는 중국이 △막대한 지원금을 앞세워 유엔 산하 국제기구에서 영향력을 강화해왔고 △게브레예수스 WHO 총장 경선 당시에도 개발도상국들을 막대한 자금으로 매수해 그의 당선을 도운 것과 연관지을 수 있다.
중국은 세계무역기구(WHO), 국제통화기금(IMF), 세계은행 등 각종 국제기구에 침투해왔으며, 그중 WHO는 가장 먼저 침투에 성공한 유엔기구이다.
무엇보다 신종 코로나에 대한 WHO의 늦장 대응에는 친중 인사로 알려진 게브레예수스 사무총장의 입김이 컸다.
게브레예수스는 에티오피아 보건장관, 외교장관 등을 지낸 경력을 바탕으로 2017년 5월 WHO 사무총장 선거에 도전했다. 당시 그는 영국 감염병 전문의인 데이비드 나바로 전 WHO 에볼라 특사와 2파전을 벌였다.
유럽은 나바로, 아프리카는 게브레예수스를 지지하는 상황에서, 게브레예수스는 보건장관 시절 자국 내 3건의 콜레라 전염을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위기에 직면했다.
이때 중국이 나섰다. 에티오피아는 중국의 경제영토 확장사업 ‘일대일로(一帶一路)’의 거점이다. ‘아프리카 속 중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중국에 친화적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은 2000년 이후 에티오피아에 121억 달러의 막대한 자금을 투자했다.
이러한 이유로 에티오피아는 국가 전체가 ‘차이나 머니’에 점령된 상태였고 게브레예수스는 친중 노선을 걷고 있었다.
중국은 게브레예수스의 당선을 위해, WHO에 향후 600억 위안(약 10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약속했으며, ‘보건 실크로드 건설’이란 거창한 목표를 내세워 194개 회원국 중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빈국들을 집중 공략했다.
이러한 중국의 도움으로 게브레예수스는 1948년 WHO 설립 후 첫 아프리카 출신, 첫 비(非)의사 출신임에도 133표를 얻어 국제보건기구 수장에 당선됐다.
게브레예수스는 당선 다음 날 기자회견에서 국제 보건기구 수장으로는 이례적으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언급하는 등 당선 직후부터 노골적인 친중 노선을 드러냈다.
게브레예수스 전임인 ’마거릿 첸‘(홍콩 보건부장관 역임) 역시 중국이 아프리카 국가들을 투표해 동원한 덕분에 WHO 사무총장에 선출됐다.
전문가들은 ‘신종 코로나사태에 대한 WHO의 ‘중국 눈치 보기’는 강대국에 경제적으로 종속된 개발도상국 인물이 국제기구 수장에 올랐을 때 어떤 후폭풍을 야기하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라고 진단했다.
박정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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