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지구촌 곳곳에서 해마다 이상기후 현상이 잦아지고 있는 가운데, 올해 들어 각국이 때 이른 폭염으로 사망자가 속출하는 등 몸살을 앓고 있다.
■ 인도, 최고 50도 넘는 살인적 폭염 강타
CNN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6월 들어 최고 섭씨 50도(이하 섭씨 생략)가 넘는 폭염이 북부와 중부, 서부 지역을 강타해 열사병으로 100명 이상이 사망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특히 비하르주에서는 지난달 15∼16일 이틀 동안 70명 이상이 열사병으로 사망했다.
라자스탄의 사막 도시 추루는 최고 50.6도까지 기온이 치솟았고 델리에서는 최고기온이 48도로 6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밖에 마하라슈트라, 마디아프라데시, 펀자브, 하리아나, 우타르프라데시주의 주요 도시의 기온도 45도 이상을 기록했다.
■ 유럽, 6월 역대 최고 온도 기록
유럽에서도 지난달부터 프랑스와 스위스, 오스트리아,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 대부분 지역에서 40도가 넘는 찜통더위가 이례적으로 일찍 시작되면서 역대 최악의 여름이 될 전망이다. 지난달은 유럽 역사상 가장 더운 6월로 기록됐다.
프랑스
프랑스 역시 지난달 26일 낮 최고 기온이 34.9도까지 치솟았고 28일에는 28일 프랑스 남부 몽펠리에의 낮 최고기온은 45.9도까지 오르면서 역대 최고치인 2003년의 44.1도를 경신했다.
이에 따라 남부 도시를 중심으로 4천여개 학교에 휴교령이 내려지는 등 '폭염 경보'가 발령됐다.
프랑스 보건부는 열사병 환자 급증에 대해 “폭염이 생명에 위험을 미치는 수준”이라며 낮 시간대 활동을 자제할 것을 당부했다. 프랑스에선 앞서 2003년 당시 열사병으로 약 1만5000명이 사망한 바 있다.
독일
독일에서도 낮 최고기온이 6월 기준 역대 최고인 40도 가까이 오르면서 살인적 폭염이 이어졌다.
폴란드 국경과 가까운 독일 코셴 지역도 지난달 29일 기온(38.6도)이 독일의 6월 최고기온 기록을 갈아치웠다.
스페인
스페인과 이탈리아도 42도에 육박하는 이상 폭염으로 각종 인명피해와 산불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스페인에서는 무더위와 강한 바람 속에 산불까지 발생해 서울 여의도 면적의 5.5배에 달하는 1천600ha의 산림이 소실됐다.
유럽연합(EU)의 지구 관측 프로그램인 '코페르니쿠스'에 따르면 지난 6월 중 기온이 가장 높았던 3일의 지표를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지난달 유럽의 평균 기온은 평년보다 2도 이상 높았으며, 전 세계적으로도 3년 전과 비교해 0.1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유럽을 강타한 이번 폭염의 원인은 일차적으로 북아프리카의 뜨거운 공기가 북상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지구온난화를 근본적인 원인으로 보고 있다.
수일 또는 수주에 걸쳐 나타나는 이상고온현상인 열파(heat wave)도 20세기보다 4도나 더 높은 기온을 나타냈다.
다국적 기후분석 연구단체 세계기상기여(WWA·World Weather Attribution)는 앞으로 이 같은 열파 현상은 이전보다 최소 5배에서 최대 10배까지 더 자주 더 길게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프랑스국립과학원(CNRS) 선임과학자인 로베르 보타르는 “기후변화에 대한 조치가 조속히 실행되지 않는다면 금세기 말에는 수은주가 50도 이상으로 치솟을 수 있다”며, “이번에 프랑스에서 45.9도라는 최고 기록이 나온 것은 이에 대한 하나의 신호”라고 말했다.
■ 알래스카, 30도 넘는 고온 강타
북아메리카 최북단 북서쪽 끝에 위치한 미국 알래스카주에서도 지난 4일부터 30도를 웃도는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했다. 이 지역의 역대 최고 기온은 1969년 6월 14일에 관측된 29.4도다.
미 NBC방송은 4일(현지시간) 미 국립기상청(NWS)을 인용해 알래스카주의 기온이 8일까지 30도가 넘는 고온이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알래스카 페어뱅크스대학의 브라이언 브렛슈나이더 기후 연구원은 “알래스카의 주택들은 겨울을 잘 견디도록 온기를 집 내부에 잘 유지하도록 지어졌고 에어컨도 없기 때문에 이번 여름을 견디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우려했다.
코페르니쿠스는 유럽대륙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도 지난달 평균기온이 역대 최고(6월 기준)를 기록했다고 분석했다.
곽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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