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미국이 최근 해외기업의 미국 기술 위협에 대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가운데, 중국 국유 이동 통신업체 ‘차이나 모바일’이 미국 내 이동통신 서비스 개시 신청을 기각 당했다. 차이나 모바일은 가입자 9억 명의 세계 최대 이동통신회사다.
블룸버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는 지난 9일(현지시간) 위원회 회의에서 차이나 모바일의 미국 내 시장 진출에 대한 투표를 실시해 5명 전원의 만장일치로 신청을 기각했다.
FCC는 투표 후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결정에 대해 “국유기업인 차이나 모바일이 미국 통신망을 통해 미국 내 산업 스파이 행위와 정보수집 등을 실시, 강화할 수 있어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성명에 따르면, 투표에 참석한 일부 위원은 다른 중국 이동 통신업체인 중국연합통신(차이나 유니콤)과 중국전신(차이나 텔레콤)에 대해서도 앞서 미 정부가 내준 시장진입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차이나 모바일에 대한 이번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해외기업의 미국 기술 위협에 대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가운데 이뤄졌다. 미 행정부는 그동안 중국 통신업체에 의한 스파이 행위 가능성을 거듭 경고해왔다.
15일(현지시간)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국가안보에 위협이 되는 기업이 만든 통신장비를 쓰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정보통신기술과 서비스 공급망 보호(Securing the Information and Communications Technology and Services Supply Chain)’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행정명령은 국가안보가 위협받는 국가비상사태에 대응해 대통령이 거래와 교역을 차단할 수 있는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에 따라 발동됐다.
아지트 파이 FCC 위원장은 행정명령 발동과 관련해 “미국의 네트워크를 안전하게 지키기 위한 중대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는 앞서 미국의 국가안보를 이유로 차이나모바일의 미국 시장 진출을 반대한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파이 위원장은 지난달 17일에도 “차이나모바일에 대한 다른 연방 기관에서 제공한 자료 등을 검토한 결과 중국 정부의 간접적 통제를 받는 이 회사가 미국에 진출하는 것은 실질적이고 심각한 국가 안보 위험을 야기하는 것이 분명하다”고 밝혔다.
미 상무부 산하 통신정보관리청(NTIA)도 작년 7월 국가안보상 위협을 들어 차이나모바일의 미국 진출을 허용하지 말라고 권고한 바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FCC가 중국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에 대해서도 미국 시장 진출 허용 여부에 대한 검토 중이며 백악관으로부터의 권고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화웨이가 ‘백도어’(인증 없이 전산망에 침투해 정보를 빼돌릴 장치)가 설치된 자사 통신장비를 통해 기밀을 빼돌릴 수 있다는 이유로 동맹국들에 5세대(5G) 통신망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를 배제하도록 압박해오고 있다.
곽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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