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H]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체포로 화웨이의 해외 스파이 활동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국제사회에서 ‘화웨이 보이콧’이 확산하고 있지만 한국은 이에 반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어 기업과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미국은 ‘국가 안보 리스크’와 ‘지적재산권 절취’ 위험 등을 이유로 주요 동맹국들에 화웨이 제품 사용을 자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화웨이가 중국 공산당을 등에 업고 저가를 내세워 5G 시장을 점령하고 민중을 감시하는 기술을 해외에 수출하려는 전략을 펼치려하기에 세계 안보의 위협이 되기 때문이다.
화웨이가 전 세계에서 대량의 5G 주문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중국 정부의 재정 지원에 힘입은 파격적인 저가 경쟁의 결과에 있다.
멍완저우 사건 이후 화웨이의 대외 스파이 활동이 속속 알려지면서 이들의 기술력은 해외 지식재산권 절취 등을 기반으로 한 것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각국이 화웨이에 대한 경계를 강화하고 있는 것과 달리 한국은 화웨이의 주요 고객이 되어 가는 분위기다.
국내의 ‘5G’ 이동통신 상용화를 앞두고 LG유플러스가 화웨이를 선택한 것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기업과 은행 등의 유선망 사업에서도 화웨이가 영역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1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올 1월 초 NH농협은행의 전국 6000여 지점을 잇는 통신망 사업의 장비 납품 업체로 선정돼 각종 장비를 공급하기로 했다.
농협의 통신망 개선 사업에는 향후 5년간 1200억 원이 투자되며 KT가 개선 사업을 총괄하지만 사업비의 절반인 600여억 원이 화웨이의 몫으로 알려졌다.
또한 작년과 올해에 이어 지하철 1~4호선과 7~8호선 노후 통신망 개선 사업에서도 화웨이는 파격적인 저가 가격을 제시해 장비 공급 업체로 선정돼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이에 대해 쉬즈쥔(徐直軍) 화웨이 순환 회장은 지난달 1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은 화웨이 5G 통신장비 최대 시장 중 하나”라며, 자사가 해외에 공급한 5G 기지국의 20% 정도가 한국에 설치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밝혔다.
같은 달 18일 중국 통신 관련 소식통에 따르면 화웨이는 한국에 5000개 이상의 5G 기지국을 선적했다. 이는 화웨이가 지난 1월 공개한 전 세계 선적 5G 기지국 2만 5000대의 20%에 해당한다.
지난해 12월 멍완저우 부회장이 대이란 제재 위반 혐의로 캐나다 벤쿠버 공항에서 체포되면서 불거진 화웨이 사태는 ‘국가 안보와 지적재산권 절취’ 문제와 관련해 세계적 이슈가 되고 있다.
곽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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